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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의 '닥공 투자'…석달새 부동산 1조 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삼성생명 본사 사옥, 오투리조트 등 매입
부동산 자산 정리하는 타회사들과 대조
주택 건설·임대→호텔·레져 등으로 다각화


부영의 '닥공 투자'…석달새 부동산 1조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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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건설전문기업인 부영그룹의 공격적인 투자가 눈길을 모은다. 부영은 임대주택 공급에서 분양주택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한 데 이어 최근 석달 새 1조원 가량의 부동산을 사들이며 제2의 도약을 선포했다.

다른 건설사들이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움츠리면서 부동산 자산을 정리하는 추세와 대조적이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 세종대로 삼성생명 본사 사옥을 매입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중근 회장(사진)이 1983년 설립한 부영은 민간기업을 기준으로 재계 19위다. 총 16개의 계열사의 자산만 16조8073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부영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주택 브랜드 '사랑으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영은 30여년간 전국 335개 단지에서 약 26만4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에 올랐다.

부영은 토지 매입 이후 임대아파트 건설, 임대 후 분양 전환 등의 선순환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임대사업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정부의 금융지원과 매월 확보되는 임대수입이 장점이다. 또 분양전환 시 차익도 누릴 수 있다. 이로 인해 현금보유량이 천문학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4조~5조원에 이른다"며 "전국의 임대주택들을 제대로 평가하면 그룹의 자산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부영의 풍부한 현금 유동성은 공격적인 투자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부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3150억원), 강원 태백 오투리조트(782억원),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CC(약 900억원) 등 3건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삼성생명 본관(약 5800억원)까지 포함하면 최근 석 달간 부동산을 사는데 들인 돈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


또 옛 무주리조트를 인수해 지금의 무주 덕유산리조트로 개발했고, 2009년에는 서울시 공매를 통해 성수동1가 685-701 일대에 1만9002㎡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지하 8층~지상 49층 규모의 관광호텔 3개 동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삼환기업으로부터 사들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 토지에 초대형 호텔 건설도 추진 중이다.


부영을 제대로 알린 삼성생명 본사 사옥은 삼성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큰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1984년 준공된 연면적 8만7000㎡(지하 5층~지상 25층)의 진한 자주색 건물 앞에는 '고종 22년(1885년) 근대식 백동전을 찍어내던 전환국 터'라는 기념비가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재운(財運)이 좋은 자리로 알려져 있다.


이 건물은 현재 부영의 본사 사옥과 불과 5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유명했던 동아건설로부터 2003년 매입했다. 부영은 현재 사옥으로 들어온 이후 사업이 크게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영이 해외에서 잘 나갔던 동아건설의 기운을 받아 2000년대 성장한 것처럼 이번엔 삼성의 기운을 받으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부영은 아직 삼성생명 본사 사옥의 활용 방안에 대해 확정하지 않았다. 부영 관계자는 "아직 건물 활용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부영이 직접 입주할 수도 있고 임대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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