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시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끝장 토론 통한 누리과정 갈등 해결' 촉구..."시도 교육감과 박 대통령 한강 아라호에 태우고 합의 때까지 내려주지 말라" 농담 섞인 지시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부하 직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 광역 시도 단체장ㆍ교육감을 한강 유람선에 태워 누리과정 갈등을 풀 때까지 내려주지 말라고 지시했다. 물론 눈치챘겠지만 100% 농담이었다.
박 시장의 이 '농담'은 이날 서울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시도 교육청이 아이들을 볼모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답답한 심정을 표시하면서 나왔다. 미국 대공황시 경제정책을 둘러 싼 갈등의 와중에서 JP모건 은행의 은행장이 여야 정치인들을 허드슨강 유람선에 태운 뒤 "합의할 때까지 안 내려준다"고 압박해 결국 여야간 합의를 이끌어 낸 사례처럼 우리 사회도 '논의력(力)'을 발휘해 당면한 위기를 풀어가자는 취지에서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실제 부하 직원을 향해 "각자 안 오시면 안 되는 이유를 들면서 한 본 모셔라. 그리고 아라호 선장에게 절대 내려주지 말고 왔다 갔다만 하라고 지시해라"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또 누리과정 예산의 책임 소재에 대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고 전국민에게 해당되는 보편적 복지 정책이므로 중앙 정부가 져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헤드 테이블에서 서동록 경제진흥본부장을 대동한 채 장시간 시간을 할애해 경제 분야, 즉 경제 민주화와 공유경제ㆍ복지성장론, 성장동력 복원에 대한 소신을 설명해 관심을 끌었다.
박 시장은 지난 10년간 시행된 보수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고도성장 시대를 빨리 극복하고 새로운 혁신과 창조의 기반한 성장체제로 바꿔야 하는데 그게 늦었다"며 "중앙정부가 지난 10년간 정말 방향을 잘못 잡았다. 혜안을 갖고 산업을 뺏길 날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지금 울산과 거제는 찬바람이 쌩쌩하고 테슬라를 보니 현대차가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저성장에 대비해 공유경제와 복지성장, 경제민주화, 시간단축형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단축형 일자리는 올해 용역을 해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라며 "8시간 일하다가 4시간 일하면 외식 레저 산업이 뜨고 다른 일자리가 생긴다. 개인은 전문성이 커져서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속가능한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복지가 성장동력이 된다. 이게 일자리를 얼마나 만드냐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속 당인 더불어민주당 분열 사태에 대해선 "마이너스의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안타깝다는 심정을 거듭 밝혔다.
빅 시장은 "지금 통합이 돼 함께 가도 만만치 않을 상황에서 저렇게 분열하면 마이너스의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어느 당을 떠나서 건강하고 건전한 정당들이 생겨 여당과 야당이 각자 어려운 국민의 삶을 챙기는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균형이 깨지거나 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봐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내가 시장을 그만두고 당대표를 맡겠다 하면 큰 뉴스를 제공하고 나라에도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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