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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와 간식사이] 소박하고 진득하며 따뜻한 음식, '퐁뒤(fondue)'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얼마 전, 오래간만에 먼 친척까지 모일 일이 생겨 뷔페에 갔다. 정신없이 음식을 먹다 보니 어린 조카들이 모두 자리에 없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온 뷔페를 돌아다니다 초코퐁뒤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둔 초코분수 앞에 아이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꼬치에 빵, 과일, 머쉬멜로우 등등을 꽂아 초코 옷을 입혀 접시에 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우면서도 재미있던지 한참을 지켜보았다.


퐁뒤는 초콜릿을 녹여 이용하기도 하지만, 치즈나 오일, 와인 등을 뜨끈하게 달궈 다른 재료를 넣어 익혀 먹기도 하는 그야말로 “녹여” 먹는 음식을 전부 일컫는다(프랑스어로 ‘fondre’는 ‘녹이다’라는 뜻). 몽골이나 일본식 샤브샤브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퐁뒤는 1600년대 말~1700년대 초에 스위스 서부지역에서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하면 눈으로 뒤덮인 알프스산맥을 떠올릴 만큼 이 지역은 겨울이 길고 추운데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과 넓은 산림으로 뒤덮여있어 목축업과 낙농업이 발달한 덕에 다양한 치즈를 보유하고 있었다. 추운 겨울날 신선한 재료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딱딱한 치즈를 녹여 차갑게 굳어버린 빵을 치즈에 적셔 먹기가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이렇게 먹는 방식이 널리 퍼지자 스위스의 각 지역에서는 구하기 쉬운 치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치즈를 넣고 말린 과일이나 빵, 버섯 등을 긴 꼬챙이에 꿰어 치즈를 녹인 퐁뒤 냄비에 넣어 치즈를 감아 먹게 되었다. 혼자 먹기보다는 가족끼리,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함께 먹기에 적당한 섭취 방법이었기에 퐁뒤와 관련한 재미있는 풍습도 있다. 여자가 퐁뒤를 먹다가 음식을 냄비에 떨어뜨리면 오른쪽 남자에게 키스를 해주고, 남자가 떨어뜨리면 와인을 마시는 것이다. 어떤 치즈를 녹일 것인가 만큼이나 자리선정이 중요한 음식이기도 하다.


초콜릿을 녹여 먹는 초콜릿 퐁뒤도 치즈 퐁뒤와 먹는 방법이나 찍어 먹는 식재료는 거의 비슷하다. 스위스 하면 초콜릿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만큼 밀크초콜릿, 다크초콜릿, 화이트초콜릿 등 다양한 초콜릿을 입맛대로 녹여 과일이나 젤리, 빵 등을 찍어 먹어도 스위스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추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저녁에 가족끼리 다 같이 모여 따끈한 퐁뒤를 해 먹어보면 어떨까?! 맛있는 치즈 맛에, 그간 몰랐던 가족의 이야기에 더욱 길고 풍성한 겨울밤이 될 것이다.


[브런치와 간식사이] 소박하고 진득하며 따뜻한 음식, '퐁뒤(fondue)' 카망베르치즈 퐁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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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망베르치즈 퐁뒤

재료(2인분)

카망베르 치즈 1, 마늘 2쪽, 로즈메리 1줄기, 올리브오일 1, 바게트 1/4개, 크랜베리 3, 견과류 2


만들기

▶ 요리 시간 25분

1. 카망베르 치즈는 위쪽의 껍질 부분을 도려낸다.

2. 마늘은 편으로 썰고 로즈메리는 줄기를 떼어낸 후 카망베르 치즈에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약간 뿌린 다음 180℃의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3. 바게트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200℃의 오븐에서 5분 정도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4. 크랜베리와 견과류는 곱게 다져 섞는다.

5. 카망베르 치즈에 빵을 넣었다가 빼서 크랜베리와 견과류에 찍어 먹는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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