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급등중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가 확대된 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경기회복을 자신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기자회견에서 "일본 경제는 확실한 회복 궤도에 접어들었다"면서 "아직 (노력이) 진행중이긴 하지만 더 이상 디플레이션이 아닌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발언 이후 10시반께부터 엔화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 엔화는 달러당 119.65엔까지 올라서면서 지난해 10월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베 총리는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힘을 합쳐 디플레 탈피 노력을 지속하겠다면서 완화 정책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엔화 강세를 막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 등 중동발 악재와 중국 제조업 부진 역시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를 확대한 요인이 됐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라자지수(PMI)는 48.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5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서방 증시가 연말 연휴 후 개장을 앞두고 있어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했던 것도 엔화 급등의 원인 중 하나다.
중국 제조업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호주달러도 이날 중국 PMI 지표 발표 이후 달러 대비 0.9% 하락했다. 호주달러는 지난해 12%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엔 강세 흐름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만의 무라타 마사시 선임 외환 전략가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달러에 대한 엔 매수세를 촉발시켰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달러 강세가 예고돼 있어 엔화 약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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