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31일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대규모 적자를 내게 돼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는 소회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송년사를 통해 "어려웠던 한 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해양플랜트 부실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불리한 계약조건을 간과했고 과당 경쟁과 이해도 부족으로 견적으로 타이트하게 냈다"며 "설계와 시공준비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 외에도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으로 인건비가 올랐고 생산 현장을 사실상 장악하지 못한데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며 발주처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도 이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으로의 환경도 녹록치않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나 불확실성은 아직도 부분적으로 남아있다"며 "유가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는 전 사업에 걸쳐 구조조정과 감량경영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회장은 움츠리고 좌절하고만 있기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모든 일의 성패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사고와 자세에 달려있다'고 말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말을 빌어 "우리는 불황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출 수 있도록 취약점을 시정하고 관행화된 비능률 고비용체계를 타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조직과 인원, 사업구조와 업무절차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비용을 줄여 나가야만 한다"며 "신제품 개발과 제품 성능 향상 등에서 선제적 위치를 확보하고 생산성을 고려한 설계와 시공 개선활동을 통해 후발주자와의 차별화를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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