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의 '시시콜콜학'] 응팔 인물 완전정복(1)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드라마들에서 여심을 흔드는 주인공은 '츤데레(츤+데레, 겉으론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 캐릭터였다. 겉으론 무뚝뚝하고 쌀쌀맞지만 뒤에서 은근 챙겨주는 모습, 게다가 잘생기고 훤칠한 키까지 겸비하면 완벽해진다.
요즘 '츤데레'의 매력에 도전하는 두 남자가 있다. '응답하라 1988'의 성노을(최성원 분)과 김정봉(안재홍 분)이다. 츤데레의 무뚝뚝함과 깊은 속정을 지녔지만, 뭔가 좀 어리벙하다. 기자는 이런 인간형을 '푼데레(푼수끼+따뜻함)'라고 부르기로 했다. 어리벙해서 매력있고 무뚝뚝해서 조금은 아슬아슬한데, 진실성을 쏟아낼 때 보면 괜히 눈물 한 접시다.
◆잔잔하고 순수한 매력 '성노을'=16회에서 노을이는 반전매력을 선보였다. 도봉구 전국노래자랑 예선에서 숨겨둔 노래실력을 공개한 것이다. 잔잔한 음색으로 015B의 '슬픈인연'을 불렀던 노을의 가창력이 뛰어나진 않았을지 몰라도 진심이 담긴 순수한 노래가 듣는이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극중 17세 남고생인 노을이의 가장 큰 매력은 순수함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순하고 착하기만 하다. 덕선이가 때려도 보라가 무섭게 쏘아봐도 맞받아치는 법이 없다. 말없이 맞아주고 눈을 내리깔 뿐이다.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도 장점이다. 30대로 노안 콤플렉스도 '이런 얼굴이 나중엔 동안이야'라며 극복한다. 때론 덕선에게 직언을 날리며 장난스러운 모습도 드러낸다.
어눌하고 착하다고해서 남자답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극중 날라리 여친에게는 훈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가끔 모성애를 자극하는 찌질한 모습은 귀여운 덤이다.
◆7수생 로맨티스트 '김정봉'= 덕선이의 로맨스 못지 않게 눈길이 가는 커플이 있다. 바로 정봉과 미옥 커플. 감초 커플일줄 알았던 이들의 로맨스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건 정봉이의 정성 가득한 사랑 때문이다.
극 중 정봉이는 7수생이다. 공부에는 재능이 없지만 생활의 지혜는 남다르다. 막힌 변기도 고장난 음악 테이프도 금세 고칠 줄 안다.
무엇보다 정봉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진심을 다한다. 병원에 입원한 미옥에게 황금열쇠가 담긴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몇 시간을 서성이는가 하면, 약속 장소에서 손이 얼도록 미옥을 기다리면서도 화 한번 내지 않는다.
선우 동생 진주를 돌보는 모습을 보면 아이에게 따뜻한 아빠도, 육아에도 충실한 가정적인 남자도 될 것만 같다.
노을이와 정봉이는 잘생기지도 않았고 몸짱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평균보다 다소 떨어지는 외모를 지녔다. 하지만 요즘 남자들에게서 보기 드문 순수함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진심을 갖고있다. 쌍팔년도나 2015년도나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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