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크리스마스 다음날 (미국) 사람들은 쇼핑몰로 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유통가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도 우연치 않게 '박싱 데이'를 지내게 됐다는 얘기다.
박싱 데이는 통상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성 스테파노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과 기부를 하는 날을 말한다. 유통가에서는 재고 떨이 판매가 이뤄지는 날이기도 하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연말 쇼핑 대목이 형성되는 셈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등 박싱 데이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만 올해의 경우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금요일에 지내게 되면서 2일간의 '쇼핑 데이'가 생겼다.
특히 올해 미국 소비자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만큼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쇼핑의 적기로 판단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 새이빙 트랙커는 조사자의 3분의 2 가량이 크리스마스 이후 쇼핑을 즐긴다고 밝힌 바 있다. 블랙 프라이 데이에 쇼핑을 즐긴다고 답한 경우는 45% 정도다. 조사자들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더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조사자들의 38%는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 아닌 본인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나 기프트 카드를 활용(25%)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다음날 쇼핑에 나섰다.
기프트 카드는 무기명 선불카드로 상품권과 같이 쓰는 카드다. 기프트 카드는 카드에 적시된 구매 가능한 금액보다 저렴하게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기프트 카드를 온라인 상거래에 이용할 경우. 카드 구입에 따른 할인 폭이 물건 운송비로 깎여 나간다. 이에 '크리스마스 다음날' 직접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WSJ는 올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미국판 박싱 데이가 형성된 것이라며 주말까지를 크리스마스 연휴 쇼핑 시즌으로 포함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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