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가 19년만에 내수 판매 120만대를 돌파한다. 기아차는 창립 후 처음으로 연간 50만 판매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24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올해 현대기아차 핵심 목표 중 하나였던 내수 120만 판매가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소세 인하 혜택이 끝났지만 마지막 12월 프로모션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며 당초 예상보다 일찍 대기록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11월말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은 각각 63만2061대, 47만417대로 총 110만6231대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선전이 돋보였다.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47만대를 넘기며 연초 수립했던 연간 목표치인 48만대에 바짝 다가섰다. 기아차는 최근 연간 판매 목표치를 52만대로 늘렸다.
현대차의 내수 70만 판매 목표 달성도 청신호가 켜졌다. 아직 6만8000여대가 부족하지만 10월 6만7807대, 11월 6만5166대인 것을 감안하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내수 70만 판매를 넘어선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현대기아차의 호실적은 신차 라인업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다. 현대차 신형 투싼,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가 인기 차종으로 꾸준히 팔렸고 이어 등장한 신형 아반떼, 신형 K5도 제몫을 했다. 쏘렌토와 카니발 역시 각각 7만대와 6만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정 회장은 6월 진행한 임원 회의에서 "우리 스스로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자"고 독려했다. 특히 정 회장 특명에 따라 본사 종합상황실 근무 인력이 확대됐고,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도 구축했다.
24일 새벽 현대차 노사가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2016년 판매 목표는 800만~820만대에서 조정 중인데 더 높아질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내수 점유율 70% 회복에 고전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70%가 무너지며 69.3%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더 하락한 67.8%에 머물고 있다. 매년 40%대 점유율을 유지했던 현대차는 지난달 38.7%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분기 판매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정기인사까지 최종 마무리되면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노사 문제가 모두 해결되면 생산공장 여건도 개선돼 판매량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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