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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초고가명품 인기 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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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욕망은 길다…우월감·과시욕 탓 가격올라도 수요 줄지 않아, 가방·시계·보석·옷 등 명품으로 발전

왜 초고가명품 인기 식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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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은제숟가락은 무겁다. 불편하다. 비싸다. 하지만 아름답다. 여기서 말하는 '아름다움'은 은제숟가락이 값비싸고 희소하다는 사실에 의존한다."

미국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1989년 쓴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의 한 대목이다. 베블런은 유한계급의 대표적인 소비사례로 '은수저'를 든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수저계급론'의 은수저 역시 같은 어원에서 왔다. '입에 은수저 물고 태어났다ㆍbe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는 영어 숙어를 탄생시킬 만큼 19세기 서양에선 은(銀) 식기류가 유행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은수저를 선물했는데 그건 당시 '나는 상류층이다'라는 것을 나타낼 수 있는 상징이었다.


명품 소비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3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언급되는 베블런의 '유한계급론'과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비싼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 등의 명품이 인기가 높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 줄곧 언급되는 이론이다.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과 허영심 탓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명품가격이 철마다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없어서 못살만큼 인기를 끄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이론이다.

베블런은 철수저와 흙수저보다 은수저가 더 실용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흔히 값비싸고 아름다운 물건들을 사용하고 감상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은 그 물건 자체가 주는 우월하고 명예로운 성격 때문이란 주장이다. 이는 과시적 소비가 이뤄지는 이유기도 하다. 은제 숟가락을 고집하는 것에는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려는 욕망도 있다. 당장 먹고 살기 바쁜 사람은 꼭 필요한 물건만 사야 한다. 하지만 상류층은 다르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사회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다면 사야 하고 사고 싶다.


명품은 '사회계급'이 있던 사회부터 존재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에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가채'가 신분적 우월감을 드러내고 부유층을 상징하는 역할을 했다. 논밭을 몇 마지기 팔고 집 10채 가격을 호가하는 사치품으로 '가채' 가격이 크게 뛰자 영조때에는 '가채금지령'이 내려졌다. 시계나 옷, 슈트, 넥타이, 가죽백, 향수 등이 명품으로 발전하는 계기도 상류층과 하류층을 구별하는 분위기속에 유행했다. 16세기 유럽에는 시계가 신흥부유층의 사치품으로 등장해 시계제조업을 발달시켰다. 샤넬과 에르메스도 '독창성'과 '희소성'을 무기로 명품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일각에선 명품을 지나치게 '사치품'과 '허영의 상징'으로 보아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오랜 디자이너의 감각과 장인의 수공으로 어렵게 탄생하는 것이 '명품'이기 때문에 그 정신과 의미를 '사치'의 수단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과시적 소비'가 사회전반적으로 퍼진다는데 있다. 하위계층도 상위계층의 소비를 따라하면서 신분 상승을 꿈꾼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소비를 통해 능력을 과시하려는 모습이다. 이를 모방효과(Bandwagon Effect)라고 부른다. 특정 상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품을 덩달아 구매하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명품 친화적인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0년 7월 '명품 소비국으로 부상중인 한국(South Korea becomes fertile spot for luxur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기사 내용은 맥킨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명품 자랑을 저속한 취향으로 생각한다는 한국 응답자는 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일본과 중국 응답자 비율 중 가장 적었다. 또 한국 응답자의 46%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 2010년 6월 12개월 동안 명품 구매에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고 답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경우 이렇게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한 자릿수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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