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 출신 교육부장관, '工大 혁신' 속도붙나

이준식 사회부총리 내정자, 교육-산업연계 강조할 듯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2008년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후 7년만에 공대 출신 교수가 교육부 수장으로 내정됐다. 그 의미는 공대 개혁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에서 실무형 공학 교육을 강조해 온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내정자(사진)는 평소 '기업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연구는 쓸모가 없다'는 지론을 펼쳐 왔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장을 맡아 기업 연계 프로젝트 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해부터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공과대학혁신위원회 위원장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 의장을 맡아 정책 조언에도 적극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이 내정자가 발탁된 배경에는 이런 이력들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평소 창조경제 실현 방안의 일환으로 공대 혁신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내정자가 교육부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대학구조개혁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공대 정원을 늘리고 인문계 정원을 줄여 산업계 수요와의 불일치를 줄이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선취업 후진학 사업'이나 내년부터 중점 추진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프라임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정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 교육철학대로 초등학교부터 인성교육과 창의교육을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입시정책을 갑자기 바꾸지는 않겠지만 "학업 성적 위주의 줄 세우기식 교육이 현재 한국 교육의 문제"라고 강조해 점진적인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내년부터 전국 중학교를 대상으로 전면 실시되는 자유학기제도와 관련해선 "학생들의 재능을 파악하고 능력을 키워나가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는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는 균형 잡힌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서 미래 주역인 학생들이 올바른 국가관과 대한민국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원칙론적인 입장이다.

부산 출신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칙주의자이긴 하지만 대체로 합리적이고 온건하며 본인의 의견을 고집하기보다는 소통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일이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이 때문에 교육청과 대학 등 여러 관련기관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조정해야 할 일도 많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기대가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