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 결과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중소기업들 절반 이상은 내년 자금수요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투자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사내유보금보다는 대출이나 정책금융 등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제조업체 303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65.7%가 내년 자금수요가 '올해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18.8%였으며, 15.6%는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자금사정에 대해서도 55.1%가 '전년과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를 미국 금리인상 이후 세계경제 변동성, 국내 경기침체 지속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모험적 투자보다는 올해 자금 사용규모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또 조사대상 중소기업의 62.7%가 올해 사내유보금이 아닌 대출, 정책금융 등 '외부자금을 활용했다'고 답했는데 외부자금을 활용한 기업의 79.0%가 '은행자금을 활용했다'고 답변했다. 정책자금을 활용한 경우는 15.1%였으며, 회사채 발행은 3.3%에 불과했다.
금융기관 자금차입시 대출 조건으로는 '부동산 담보'가 46.0%로 가장 많았고, 순수신용(22.4%), 신용보증서(16.6%)순이었다. 부동산 담보 대출비중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4.4%포인트 증가해 담보 마련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한층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높은 대출금리'(29.6%), '까다로운 대출심사'(23.3%), '과도한 부동산 담보요구'(14.3%) 등이 꼽혔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폭과 비슷하게 낮아졌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여전히 제2금융권의 고금리 자금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 등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 이용과 관련해서는 과반(53.5%)이 '원활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응답에 비해 1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은 '매출액 기준 보증한도의 탄력적 운용'(26.2%)과 '보증료 인하'(20.5%)가 필요하다고 꼽았다.
효율적인 정책금융 지원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는 '기술력ㆍ성장성 우수기업에 집중지원'(39.8%)을 꼽은 중소기업이 가장 많았고, '저신용ㆍ소기업 위주로 자금지원'(30.7%)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는 '정책금융 저리지원'(26.5%)이 꼽혔고, '장기자금 지원'(18.1%), '경기불황시 중소기업 대출 축소관행 개선'(17.2%)이 뒤를 이었다.
소한섭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자금을 빌려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이자상환에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국내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에 자금 상환계획 수립, 신규 자금 차입시 신중한 접근 등 대비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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