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잇따른 말실수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가벼운 언사가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김 대표는 18일 당 청년위원회와 연탄 전달 봉사활동을 하던 중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에게 "니(너)는 연탄 색깔하고 얼굴 색깔이 똑같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김 대표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려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 친근감을 표현한다는 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발언"이라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는 이미 "인종차별적 발언" "국제적 망신" 등 김 대표를 향한 비판이 쏟아진 후였다. 한 외신기자는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말 어이가 없다. 트럼프 같다"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인종차별적 '막말'을 일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김 대표는 최근 경제활성화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긴급 재정명령권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가 청와대와 엇박자를 냈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의원총회 후 긴급 재정명령권을 검토해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지만 이튿날 청와대 측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김 대표의 발언은 야당의 반발만 샀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국회 무시와 입법권 훼손이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야당에 섣불리 쟁점 법안과 선거제도 연계를 제안했다가 머쓱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여야 담판회동에서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법을 야당이 주장하는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원유철 원내대표 등 당내 반대에 부딪혔다. 김 대표의 제안은 자칫 당내 반발과 질책 등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이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취재진과 만나 "선거연령 하향 조정은 수용할 수 없다"며 "선거가 4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자당에게 불리한 제도를 받아들이라는 것은 안 된다"고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7월 방미 일정 중 기자간담회에서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외교 편향적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방문 중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가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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