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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까지 4개월 속 무리뉴와 첼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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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까지 4개월 속 무리뉴와 첼시의 한계 주제 무리뉴 감독. 사진= 첼시 공식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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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조제 무리뉴 감독(52)이 첼시를 떠난다. 지난 2013년 6월 무리뉴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은 첼시는 장밋빛 미래를 그렸지만 2년 만에 그를 다시 경질하게 됐다. 웬만하면 그대로 갈 계획이었지만 성적이 너무 비참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고 올 시즌에는 기본만 해도 지휘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무리뉴 감독은 12월 크리스마스 박싱데이를 목전에 두고 16위에 머문 책임을 져야 했다.

이번 결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4개월이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와 4년 재계약한 것은 8월 8일이었고 4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무리뉴는 물론이고 첼시도 한계를 보였다. 이는 무리뉴의 무능력과 불운, 첼시 자체의 시스템 문제를 보여준다. 무리뉴 감독의 대타는 거스 히딩크 감독(69)이 유력하다. 새로운 감독을 정하는 일보다 4개월이 알려준 숙제를 풀지 못하면 첼시는 내후년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 무리뉴와 첼시에 도전이었던 4개월

이번 2015-2016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무리뉴 감독은 의미 심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발전이고 이는 우리에게 도전이다"라고 했다. 시즌을 앞두고 첼시는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지는 않았다. 이적시장 마다 지갑을 크게 열고 빅네임들을 데리고 오던 때와는 달랐다. 시즌 초반에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급하게 페드로(28)를 데리고 온 것을 제외하면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고 어린 선수들을 영입했다. 페드로와 함께 즉시전력감이라고는 임대를 온 라다멜 팔카오(29), 자유 이적한 골키퍼 아스미르 베고비치(28) 정도였다.


4년 재계약을 맺고 나선 첫 시즌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팀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4년 대계를 이끌어 가려면 선수 구성의 기반을 올 시즌에 탄탄히 한 다음에 장기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어야 했다. 스카이스포츠의 아담 베이트 기자는 18일(한국시간) 게재한 기사에서 "무리뉴는 이번 시즌 매 인터뷰 때마다 팀은 앞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정성을 강조했다. 팀을 장기적으로 잘 이끌어가기 위해 안정성을 중시했다"고 했다.


무리뉴는 영입 규모를 줄이고 대신 유스팀의 어린 선수들도 활용하고 있는 한에서 해결해보려고 했다. 때마침 첼시의 유스팀도 좋은 활약을 보여 기대감이 높았다. 2014년 영국축구협회(FA) 유스컵에서 우승했고 U-21리그에서는 수준급의 활약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새 선수 없이 나서는 이번 시즌도 의미가 있다"고 그가 개막 인터뷰 때 밝힌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경질까지 4개월 속 무리뉴와 첼시의 한계 디에고 코스타와 무리뉴 감독, 사진=첼시 페이스북 캡쳐


▶ 생각만큼 풀리지 않은 무리뉴의 계획


하지만 생각했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던 선수들이 차례로 부진했다. 득점원으로 뛰던 디에고 코스타(27)는 침묵했고 적지 않은 나이의 수비진은 노쇠화했다. 많은 비난을 받은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31)를 비롯해 믿었던 네마냐 마티치(27)도 기량이 저하되면서 사실상 라인이 붕괴됐다.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봤다. 무리뉴 감독은 위기가 생길 때 베테랑 선수 혹은 팀원을 흔들면서 분위기를 쇄신한 바가 많았다. 나쁜 습관이고 어떻게 보면 좋지 않은 방식이었지만 그가 좋은 이력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2012~2013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34,FC포르투)가 부진하자 선발에서 빼버린 바도 있다.


올 시즌에도 그랬다. 무리뉴 감독은 팀 닥터 에바 카네이로(36)와 날을 세웠다. 첼시 선수들이 자신보다 팀 닥터인 카네이로의 말을 더 따르는 데 불만이 있었던 걸로 영국 현지 언론의 분석도 있었다. 중간에는 주장 존 테리(35)와의 불화도 심심치 않게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하락세는 꺾이지 않자 에덴 아자르(24)와 디에고 코스타(27) 등 부진한 선수들을 감싸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힘이 빠졌다. 아담 베이트는 "무리뉴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다"고 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도 "고참들이 안 좋을 때 과감하게 어린 선수들을 넣어서 심리적으로 자극을 주는 줄다리기 수법이 이번에는 잘 먹혀들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질까지 4개월 속 무리뉴와 첼시의 한계 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 사진= 첼시,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벵거가 부러웠을 지도 모르는 무리뉴


경질까지 올 시즌 4개월 걸린 시간을 돌아보면 무리뉴와 첼시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다. 매 시즌 적극적인 선수 영입이 없으면 상위권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또한 유스 출신 선수들이 주전경쟁에서 밀려 1군 출전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무리뉴와 계획했던 유스팀 활용의 시도도 실패했다. 최근 5년 혹은 6년 동안 로만 아브라모비치(49) 구단주의 자금력을 앞세워 영입된 좋은 선수들에 기댔던 첼시가 가진 기존의 틀을 깨지 못한 것이다.


첼시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털 수 없는 팀이어서 그랬다. 시즌 초반 무리뉴 감독은 "우승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은 없다"면서 구단 수뇌부들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재편하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밝혔지만 16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에 첼시는 칼을 뽑아 들어야 했다.


무리뉴 스스로도 이렇게 많이 지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고 베이트 기사는 덧붙였다. 열여섯 경기에서 승점 15는 첼시에게도, 무리뉴 감독 인생에서도 역대 최악의 스타트였다. 많은 경험을 가진 천하의 무리뉴 감독으로서도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을 수 있다. 지난 15일 무리뉴 감독은 레스터 시티와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BBC와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어려웠다"는 말을 연발하며 힘겹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무리뉴 감독은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66)이 새삼 부러웠을 지도 모른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 '스카이스포츠'는 기사 중간에 19년 연속 4위권을 유지한 벵거 감독의 행보를 무리뉴 감독과 대조시키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4년 계약을 맺고 유스 체제 안착과 팀 전력의 안정화를 원했던 무리뉴 감독의 이상향은 아스날과 닮았을 수도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벵거 감독의 숙적으로 불렸던 무리뉴 감독이지만 이번은 벵거 감독에 비해 초라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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