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인항공기·순항·탄도미사일 요격능력 구비...1800발 구매계획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생산하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은 16일(미국 현지시각) 미 국무부의 대만무기 수출 승인으로 호재를 맞았다. 18억3000만달러 규모의 포괄 무기 판매안에는 레이시언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토우(TOW) 대전차미사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재블린이 7700만달러어치 201발, 토우 2B가 2억6800만달러어치 769발, 견착시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2억1700만달러어치 250발이다. 한꺼번에 5억6200만달러(한화 약 6660여억원)어치의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그런데 레이시언의 진짜 황금알은 다른 데 있다. 해군용 함대공 미사일이다. 바로 SM-6 함대공 미사일이다. 납품 수량은 적지만 단가가 비싼 미사일인 데다 앞으로 미 해군이 장기간 대량으로 구매할 미사일이기도 하다.
SM-6 미사일은 레이시언만 좋은 무기는 아니다. 미 해군에게도 매우 유용한 미사일이다. 아군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유인 항공기, 고고도 드론, 순항미사일을 원거리에서 요격해 함대를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긴 데다 능동 유도가 가능하다. 함정과 조기경보기 등으로 구성된 해군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단일 함정 레이더 탐지거리를 벗어나 초수평선 공격도 펼칠 수 있는 무기다.
더욱이 이 미사일은 우리나라가 내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능력 강화를 위해 이지스 구축함 3척에 탑재하는 미사일이기도 하다.
◆레이시언 함대공 미사일 SM-6 잇따라 수주=올들어 레이시언은 함대공 미사일인 SM-6 납품계약을 잇따라 수주했다.
지난 6월 레이시언은 미 해군으로부터 1억4900만달러어치 74발을 납품하는 계약을 따냈다.단순 계산으로도 한 발에 200만달러가 넘는다. 계약에는 미사일 완제품과 예비품, 미사일 수납 컨테이너 등이 포함돼 있어 실제 미사일 한 발 가격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짐작된다. 3월 수주한 1억1100만달러 규모 계약을 합치면 2015~16회계연도 생산 계약은 2억5900만달러에 이른다. 미국 방산업계는 계역서상의 옵션을 모두 적용하면 총계약규모는 5억6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3년에 첫 실전 배치된 SM-6는 지금까지 해군에 총 200여발이 인도됐는데 미 해군은 총 1800발을 구입할 계획으로 있다. 미 해군이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레이시언은 앞으로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발표한 미 국방부 회계원의 '무기시스템 획득비용'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14 회계연도(2013년10월~2014년9월 말)에 81발, 2015 회계연도(2014년10월~2015년9월 말)에 110발을 각각 획득했는데 앞으로도 매년 이 정도 수량을 팔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두뇌'와 '눈'을 단 SM-6=미 해군이 이처럼 SM-6 미사일 조달을 계속 늘리는 것은 미사일의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미사일은 성능이 입증된 함대공 미사일인 스탠더드 미사일(SM-2)의 동체와 로켓부스터에다 성능이 입증된 공군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의 신뢰성 높은 시커, 신호처리장치, 능동 유도조종장치를 결합시킨 것이다. 시커는 표적을 찾고 확인해 포착한 후 표적을 추적하며, 유도명령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표적의 방향 또는 위치 정보를 유도 조종 장치에 제공하는 장치로 눈이라고 할 수 있다. 암람은 능동 및 반능동 유도장치를 탑재하고 있는데 SM-6도 이를 채택해 목표물을 스스로 찾아서 날아간다.
이 덕분에 SM-6 미사일은 발사 함정이 표적으로 계속 유도를 하지 않아도 수평선 너머의 유무인 항공기는 물론 육상 공격용 및 대함 순항미사일을 격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되는 2단 미사일인 SM-6는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강력한 로켓모터 덕분에 마하 3.5의 속도를 낸다. 사거리는 최대 370km, 상승고도 한도는 33km. 길이 6.55m, 동체 지름 34cm, 부스터 지름 54cm, 동체 포함 날개 너비 1.67m이며 무게는 1.5t이다. 탄두는 파편형이며 신관은 접촉신관이다.
이처럼 탁월한 성능을 갖추다 보니 2013년 처음 등장한 SM-6 미사일은 불과 몇 년 만에 고고도로 비행하는 드론, 저고도로 나는 헬기는 물론,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항공기, 육상과 해상을 비행 중인 순항미사일도 파괴할 수 있는 '팔방미인' 미사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의 알리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 함 등 다수의 이지스 구축함이 이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미 해군은 지난 7월과 8월 SM-6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SM-6는 사촌격인 SM-3가 제공하는 탄도미사일 방어망의 하층에 해상기반 방어력을 제공하는 능력도 갖췄다. SM-3가 사거리 700~2500km고도 500~1500km의 광대역을 방어한다면 SM-6는 저층을 방어하는 무기인 셈이다. 사거리가 비교적 짧은 데다 단가도 SM-3에 비해 싸 떼로 날아들 중국의 초음속 탄도미사일 방어에도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SM-6는 제한적인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이 있는 SM-2 블록4의 개량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SM-6 "너는 탐지하고, 나는 쏜다"=SM-6 미사일은 미 해군의 전투방식의 변화에 힘입어 원거리 타격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미 해군은 수상함 따로, 잠수함 따로, 항공모함 항공전투단이 따로 전투하는 각개전투 방식을 취했다. 따라서 함대공 미사일은 함정의 레이더 범위를 벗어나 공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미 해군은 이제 네트워크로 연결해 통합전을 수행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어 함대공 미사일의 공격 범위도 크게 신장되고 있다.
항모전투단의 최전방에 배치된 조기경보기가 표적을 획득하면 그 정보를 전투기와 수상함정, 항공모함, 잠수함이 공유하고 적재적소의 함정과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을 격파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그 밑바탕이 초고속 데이터 네트워크다.
미 해군은 초고속 데이터 통신으로 연결된 해군통합화력관제대공방어(Naval Integrated Fire Control-Counter Air-or NIFC-CA.니프카)라는 전투네트워크체계를 마련해 정교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 해군 수상함정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지스함들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을 파괴한다.
이에 따라 표적을 찾아내는 함정 따로, 미사일 발사 함정 따로인 시대가 열렸다. 이런 임무 수행에는 비행 중 표적 정보 획득과 능동 유도가 가능한 SM-6 미사일이 적격이다. 실제로 이지스 구축함 샘슨이 표적을 찾아내고 이지스 순양함 챈슬러스빌함이 SM-6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 해군은 현재 SM-6에 함대함 미사일 임무 등 다양한 임무를 부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SM-6의 쓰임새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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