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두바이에서 주관사로 1조9천억 수주…"최대주주 두바이투자청 영향력"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쌍용건설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해외 업체들과 함께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고급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16일 밝혔다. 쌍용건설 지분은 7억3000만달러(약 8600억원)다.

올해 초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13년만에 두바이에서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자산 217조원 규모의 ICD가 쌍용건설에 대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적인 건설사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이후 첫 성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조감도

이 프로젝트는 3건의 공사로 구성된다.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8억4000만달러)과 팜 게이트웨이 최고급 아파트(3억8600만달러), ICD와 세계적인 투자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오피스(3억7000만달러) 등이다.

쌍용건설은 세계 최고 건축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시공에 참여했던 유럽의 베식스(BESIX), 글로벌 건설 전문지 ENR 선정 세계 1위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등과 각각 조인트벤처(합작사)를 구성해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주관사 역할을 맡았다.

쌍용건설은 최근 9년간 50층 이상 고급빌딩만 120개(약 63조원 규모)가 들어서며 선진업체들의 각축장이 된 두바이에 13년만에 재진출했다. 쌍용건설은 "세계적 건설사와의 조인트벤처임에도 리딩사로 참여한 배경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등 고급 건축분야의 압도적인 시공실적과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며 대주주인 ICD의 관심과 영향력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생 절차까지 가면서도 단 한 건의 공사도 중단 없이 현장을 유지하며 핵심가치인 발주처의 신뢰와 고품질 시공을 지켜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은 팜 주메이라 인공섬에 들어선 기존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을 능가하는 47층 초특급 호텔(795객실) 1개 동과 37층 최고급 아파트(231가구) 1개 동을 시공하는 프로젝트다. 블록을 쌓아 올린듯한 비정형 외관으로 설계돼 완공되면 두바이는 물론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쌍용건설은 전망했다.

팜 주메이라 입구에 들어설 팜 게이트웨이는 261m 높이의 61층과 49층, 48층 등 3개동 1265가구 규모의 최고급 아파트다. A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초대형 오피스 신축 공사는 내년 1월 중순 이후 착공에 들어간다.

쌍용건설 해외영업 총괄 이건목 상무는 “진입장벽이 높은 두바이 시장에 저가투찰이 아닌 조인트벤처를 통해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2020 두바이 EXPO 관련 수주는 물론 ICD의 영향력과 투자를 바탕으로 인근의 중동 걸프협력회의(GCC) 지역과 아프리카, 유럽까지 영역을 확대해 ICD의 유일한 건설사로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