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오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총선거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유지됐던 스페인 양당 체제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 우파인 집권 국민당이 1위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득표율은 지난 총선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생 정당들이 크게 약진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초 총선을 통해 수십년간 이어졌던 양당 체제가 붕괴되고 연정 구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던 그리스의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14일 발표된 5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득표율 25.3∼29.9%로 제1당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11년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 45%보다는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로존 부채위기 후 계속된 긴축 조치와 정부의 부패 의혹 탓에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350석인 의회에서 현재 186석을 차지한 국민당은 이번에는 과반 의석(176석)에 훨씬 못 미치는 105∼128석을 얻을 전망이다.
중도 좌파 제1야당인 사회당은 18.9∼22.0%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중도 우파 신생정당 '시우다다노스(Ciudadanos, 18.1∼19.6%)'와 좌파 신생정당인 '포데모스(Podemos, 17.0∼19.1%)'가 20%에 가까운 득표율로 권력을 분점할 전망이다.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유권자 4명 가운데 한 명꼴로 아직 투표 정당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네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스페인은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2012년 7월 국제채권단의 은행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여 2013년 말 구제금융 관리체제를 졸업했다. 지난해 스페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