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내달 20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스페인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이 중대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카탈루냐 주의회가 9일(현지시간) 분리독빕 추진 법안을 승인하면서 중앙정부와 또 다시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날 카탈루냐 주의회는 카탈루냐주의 민주적 독립을 추진하는 법안을 찬성 72표, 반대 63표의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카탈루냐 주의원들은 2시간 토론을 진행한 후 표결을 진행, 법안을 승인했다. 법안은 향후 18개월 안에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30일 이내에 스페인 중앙정부와 독립적인 조세기구와 사회복지기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고 따라서 중앙정부의 재정 수입에도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당연히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중앙정부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분리독립 시도를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탈루냐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9월 카탈루냐주 지방선거에서 간신히 의회 의석 과반을 확보했다. 전체 135석 중 72석을 가져간 것이다. 우파 계열인 '찬성을 위해 함께(Junts pel Si)'가 62석, 좌파 계열인 '민중연합후보당(CUP)'이 10석을 차지했다.
분리주의 정당들은 지난 9월 카탈루냐 지방선거가 분리독립에 대한 주민투표였다고 주장한다. 분리주의 정당이 과반을 얻었으니 분리독립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득표율에서는 분리주의자 세력이 전체의 48%를 차지해 과반을 넘지는 못 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분리독립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항상 약간 더 높게 나왔다.
분리주의 정당 간 내분 가능성도 있다. CUP는 '찬성을 위해 함께'를 이끌고 있는 아르투스 마스가 카탈루냐주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CUP는 마스가 지난 카탈루냐 주정부 시절 추진했던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그가 부패 의획에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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