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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스브이 M&A 둘러싼 갈등 점입가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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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스브이 M&A 둘러싼 갈등 점입가경(종합) 엔에스브이 부산 본사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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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브이의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와 최대주주 이오에스이엔지(EOS)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은 한때 한배를 탔던 사이였지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돼 서로 고소ㆍ고발ㆍ여론전 등을 이어가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사를 인수한지 보름만에 자본금 100만원짜리 페이퍼컴퍼니(북경면세점사업단)에 31년 역사의 건실한 밸브업체를 되팔아 이익을 차지하려는 최대주주와, 타이밍 좋게 대표자리에 올라 기업을 통째로 삼켜 자신의 야욕을 실현시키려는 신임 대표가 빚어낸 촌극이 이번 갈등의 본질이다.


이제 무대가 법원으로 옮겨진 만큼 서로 치열한 법리 싸움을 벌이며 장기간 공방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간만큼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엔에스브이 직원과 주주들에 전이될 전망이다.

임병진 대표 "중국 면세점 사업 1조1000억원 매출은 뻥" = 임병진 엔에스브이 대표는 10일 부산 엔에스브이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경 보세구역 면세사업에서 연간 1조1000억원의 매출이 날 것이라는 북경면세점사업단 측의 주장은 전혀 현실성 없다"고 주장했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은 지난달 11일 엔에스브이 최대주주인 EOS, 휴먼플래닝이십일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EOS가 엔에스브이 지분 50만주, 휴먼플래닝이십일이 100만주를 북경면세점사업단에 총 82억5000만원에 넘기는 것이 골자다. 이같은 소식 직후 엔에스브이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4000원대에서 3일만에 1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은 계약이 만료되면 알지비글로벌의 증자에 참여해 공동 사업파트너로서 북경공항 보세구역 면세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은 알지비글로벌이 보유한 북경 공항 보세구역 내 면세점 사업권을 보장받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당초 잔금지급일인 지난 9일(최초 임시주총 예정일) 북경면세점사업단으로 최대주주 변경이 예정됐지만 임 대표가 임시주총을 오는 31일로 연기해 최대주주 변경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150만주 중 115만주는 북경면세점사업단에 넘어간 상태지만 나머지 35만주에 대한 잔금 지급과 지분 향방은 공시가 돼있지 않아 오리무중이다.


임 대표는 "나름대로 북경 면세 사업에 대해 알아봤는데 중국은 보세구역 면세 사업을 아무한테나 준다고 한다.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허가제로 그냥 막 주는 셈"이라며 "중국 면세점 사업이 그렇게 좋다면 신세계와 롯데, 한화 등 대기업이 자국에서는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왜 중국 면세점 사업엔 진출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임 대표는 이어 "롯데월드 잠실점에 있는 면세점 규모는 북경 공항 면세점의 두배이지만 인테리어 공사비에만 2000억원을 쏟아부었고 연매출은 5000억원에 불과하다"며 "현재 중국 소재를 이용해 주가 급등시킨 회사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들었는데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엔에스브이를 인수해 이 사업을 추진하면 터무니없는 추정매출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북경면세점사업단은 고제, 이앤텍, 아이디에스, 경윤하이드로에너지 등 주가 조작이나 상장폐지 된 회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너무 많다"며 "공시법 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이런 곳에 회사를 넘겨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혁 대표 "임 대표, 회사 날로 먹으려는 것" = 한혁 북경면세점사업단 대표는 이같은 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지금 임 대표가 하려는 행위는 무자본으로 회사를 갈취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EOS의 실소유주인 이기훈씨와 함께 북경면세점사업단의 실질적 사주로, 과거 주가조작과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상장폐지된 고제의 대표이사 출신이다.


한 대표는 "회사의 주인은 주주인데 엔에스브이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대표에 올라 주주들을 배신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저도 과거에 주홍글씨를 남긴 사람으로서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임 대표는 저희들에게 회사를 넘기는 조건으로 100억원을 달라거나 황금낙하산을 넣어달라는 요구까지 했었다"며 "주총을 거쳐 이사에 의해 선출된 대표는 주주를 대변하는 자리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법적 절차에 착수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임 대표의 주장에 적극 반박할 예정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배경은 = 임 대표는 EOS 실질적 운영자인 김경준 전 엔에스브이 부사장과 엔에스브이 인수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인수가 마무리되자 EOS 전 대표이자 현 EOS 사내이사인 임 대표가 엔에스브이 대표로 선임됐다.


임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교수 임용에 탈락한 임 대표는 사업으로 방향을 틀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성진씨앤씨라는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1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남기고 사업을 접었다.


임 대표는 재기를 꿈꾸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눈에 들어왔다. 전세계적으로 발전소를 더 짓는 것보다 유휴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해 피크 전력이 필요한 시기에 이를 공급하는 쪽으로 산업 흐름이 변하고 있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배터리가 필요해 해당 시장이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그러다 친구인 하태형 엔에스브이 전무의 소개로 EOS의 실질적 사주이자 엔에스브이 전 부사장인 김경준씨를 만났고, 엔에스브이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ESS 사업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임 대표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짧은데 이를 극복한 공기 아연 배터리가 미국에서 개발돼 이 회사의 기술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중에 엔에스브이를 인수했다"며 "지인을 통해 이미 판로도 마련해 뒀고 사업성도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EOS와 휴먼플래닝이십일이 엔에스브이를 인수한지 보름만에 북경면세점사업단에게 150만주의 지분을 인수단가 3782원보다 비싼 5500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불화가 커졌다.


임 대표는 북경면세점사업단이 체결한 계약서를 받아 자세한 확인 절차 없이 공시했지만 뒤늦게 차입인수(LBO)에 따른 배임ㆍ횡령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무엇보다 최대주주가 바뀌면 엔에스브이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돼, 자신이 꿈꿔온 ESS 사업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할 처지에 놓여 최대주주 측에 반기를 들게됐다.


한편, 계약은 아직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북경면세점사업단이 EOS에 계약금 8억2500만원을 내고 인수한 15만주에 대한 주식입고 증명과 휴먼플래닝이십일의 100만주 양수도 금액 30억원에 대한 지급증명이 거래소에 아직 제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집하는 소액주주…31일 임시주총 분수령 = 엔에스브이 소액주주연대 61명(지분율 4.2%)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임병진 대표가 유망 사업인 북경 면세점사업에 제동을 걸고 주주들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엔에스브이 소액주주들은 부산 엔에스브이 본사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 회사 측과 충돌했다. 당초 9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시주총을 경영진들이 오는 31일로 연기하자 일부 주주가 이를 거부하며 엔에스브이 본사에 진입을 시도한 것. 사측과 부산 강서경찰서 측은 수 시간 동안 이들을 저지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임 대표는 임시주총을 별 다른 이유 없이 두 차례나 연기시키고 언론을 통해 인수자 측을 비방하는 등 만행을 저질러 회사의 주가를 하락시켰다"며 "이는 임 대표가 회사 주식을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임 대표는 개인의 직함을 지키기 위해 회사 발전과 주주의 재산권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며 "불법 운운하며 주주들의 과반이 넘는 의결 사항을 애써 매도하고 있는데 대표가 어떻게 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를 위하는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엔에스브이 인수를 둘러싸고 벌어진 최대주주와 대표 간 갈등은 오는 31일 임시주총에서 어느 정도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써는 임 대표가 또 다시 임시주총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치열한 법적 공방이 끝난 후에야 이번 사태가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발생하는 피해는 엔에스브이 직원과 주주들이 떠안게 될 전망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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