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지킴이 양성 교육(safe talk)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가 중 자살률 1위로 자살예방 및 사회·문화적 생명존중 문화 확산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주민들의 정신건강 지키기’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종로구 혜화동주민센터는 지난 11월 짧은 시간 내에 간단한 정신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정신건강 자가검진기 키오스크(KIOSK)'를 주민센터 민원실에 설치, 내년 5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가 급증하고 있으나 부적절한 인식으로 조기발견이 어려워 주민 가까이에 이동식 정신건강 검진기계를 설치해 자가검진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설치하게 됐다.
‘정신건강 자가검진기 키오스크’는 간단한 정보입력 후 정신건강을 평가하고 결과를 볼 수 있는 정신건강 검진기계로 검진 항목은 우울증, 자살위험, ADHD, 스마트폰 중독, 산후우울, 기억력검사, 알코올중독 등으로 검사결과가 고위험군으로 나오게 되면 종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2차 상담 후 지속적으로 관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혜화동주민센터에서는 자가검진 결과 후 사후 치료를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례관리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 치료 등의 연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종로구에는 구청 민원실과 종로보건소에 고정형 자가검진기 2대, 혜화동주민센터와 혜화경찰서에 이동형자가검진기 2대, 총 4대가 설치돼 있다.
종로구는 11일 오후 2시 종로구청 다목적실(종로소방서 4층)에서 보건·복지 실무자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자살예방 역량을 높이기 위해 '생명지킴이 양성 교육(safe talk)'을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누구보다 지역 주민들의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건·복지관련 공무원, 유관기관 실무자 및 활동 중인 게이트 키퍼 활동가를 30여 명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 응급상황 시 신속히 대처해 자살률 감소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명지킴이(게이트키퍼. Gate Keeper)'란 자살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 대상자를 조기에 발견, 지속적인 관심으로 위기 상황 시 신속히 대응해 자살 시도를 방지하는 활동가를 뜻하며 현재 종로에는 464명이 등록돼 있다.
교육은 자살예방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자살예방협회의 김성례 강사가 맡으며, 캐나다자살예방센터(LivingWorks)가 고안한 검증된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TALK(Tell Ask Listening Keepsafe)에 대해 이해하기 ▲자살위험신호에 대해 인지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연습 ▲역할극을 통해 safe talk 연습해보기 ▲자살위험자를 전문적인 자원에 연결해 주기 등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종로구는 올해 3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종로종합사회복지관(지봉로 13길 82)에서 매회 어르신 20여 명을 대상으로 '어르신 우울증 관리프로그램 - 행복의 문'을 진행하고 있다.
노년기에는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며, 인지기능 저하 및 건강 악화로 인해 어르신들에게 우울증이 많이 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으며 이달에는 지난 2일과 9일, 16일 진행 한다.
프로그램은 노인우울증 예방 및 그 단서를 찾아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회상을 통한 삶의 재구성, 지난날 고통의 분출과 승화 ▲행복했던 시간들, 고통스러웠던 시간들 인생그래프 그리기 ▲나의 가족이야기(자신과의 관계, 가족의 의미) 등으로 진행된다.
19일 오전 10시 종로구정신건강증진센터(성균관로15길 10)에서는 영유아, 아동,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이와 함께하며 마음을 소통할 수 있는 '우리아이 마음 튼튼교실'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3월부터 매월 1회 진행됐으며 심리극 전문가와 함께하는 감정코칭, 산만한 아이를 위한 놀이치료, 분리불안 이해 등 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정신건강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정신건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뒤돌아볼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혹은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으로 소외돼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생명존중과 정신건강에 대한 주민의 관심을 높이고 사람이 행복한 종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주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 2008년 종로구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설치·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종로구 자살예방을 위한 조례를 제정, ▲2012년에는 전국 최초로 자살예방을 위한 민관협력단체를 중심으로 종로구 생명존중 실무협의체를 구성 ▲2014년에는 그동안 추진해 온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생명사랑 네트워크 대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 4월 구민의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한 상호 협력을 위해 3개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 ▲천주교서울대교구 혜화동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와 생명존중 업무협약(MOU)을 체결, 올해 8월에는 '생명존중을 위한 종로구 청소년 오픈토크(Open Talk)' 행사를 개최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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