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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원샷법'의 3대 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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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원샷법'의 3대 역변 삼성 서초사옥 전경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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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꼬가 빠진채 발의=재계 요구보다 못미친 원안

-특별하지 않는 특별법=대기업은 특혜라며 발목잡혀


-원조 레시피가 사라진 법=日 대기업 사업재편 효과검증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시간에 쫓겨 누더기가 된다면 무늬만 특별법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재계는 정기국회 회기종료일인 9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처리에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으면서도 돌발변수를 걱정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마련한 초안과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재계의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여야가 막판 합의를 하면서 다른 법안들과의 거래를 통해 후퇴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원샷법은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 관련 절차나 규제를 하나로 묶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이다. 정부가 연구용역안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회 계류 중이다. 재계는 애초 적용대상을 과잉공급 분야 외에 정상기업도 포함되도록 하고 업종 제한 폐지, 주식매수청구권 제한 등을 바랐지만 발의안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기업 특혜라는 소지를 없애기 위해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에는 이 법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악용하는 게 드러나면 사업재편 계획 승인을 취소하고 받은 특혜의 3배에 달하는 과징금까지 부과하도록 했다.


재계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샷법이 여야가 합의한 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야당이 대기업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재편의 목적이 경영권 승계나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목적인 경우에는 승인하지 않도록 하고, 사후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사업재편 승인을 신청할 기업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재계는 만약 대기업이 빠진 채 통과된다면 유명무실한 무늬만 특별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은 조선산업의 76.5%, 철강산업의 72.2%, 석유화학산업의 80.2%, 자동차산업의 78.3%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산업 모두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가ㆍ원자재 가격 하락, 대규모 적자 등으로 자발적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장사 가운데 한계기업만 270여곳에 이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대기업의 88.0%, 중소ㆍ중견기업이 75.4%가 특별법 입법을 바라고 있다.


또한 대다수인 80.8%의 기업들은 '지원혜택 등 조건에 따라 사업재편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대기업의 사업재편이 지연돼 부실화된다면 그 부실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돼 중소ㆍ중견 협력업체의 실적 악화 및 고용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국내서 대기업이라 해도 해외에서는 중소기업에 불과하다"면서 "기업 규모와는 상관없이 선제적 사업재편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소액주주나 근로자, 협력업체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샷법의 모태가 된 일본에서는 대기업을 포함시켜 그 효과가 검증됐다. 산업활력법이 시작된 1999년부터 산업경쟁력강화법(일본판 원샷법)으로 제정된 2013년까지 총 609건의 사업재편계획이 승인됐다. 원샷법의 경우에는 법이 시행된 2014년 1월20일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승인된 사업재편계획은 총 21건이며 이 중 주로 대기업이 이용하는 특정사업재편계획은 5건이었다.


이 가운데는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제작소가 화력발전설비부분을 분리해 설립한 미쓰비시히타치 파워시스템즈가 있다. 이 회사는 독일 지멘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이은 발전사업 부문 3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소니도 PC사업을 매각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한 결과 작년 4분기 순이익이 237.5%나 급증했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혁신의 사업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과잉공급 기조의 석유화학, 조선, 전자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업의 신속한 사업재편이 긴요하다"며 "이를 제약하는 회사법과 세법, 각종 규제 외의 특례 도입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ㆍ중견기업의 글로벌 기업 성장과 양질의 고용창출을 촉진하는 효과적 정책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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