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서울대, 4일 '전재규 학술대회' 열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그는 갔어도 깊은 '향기'는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 차디찬 남극에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자신을 희생한 고(故) 전재규 대원. 그가 '이름'을 남겨놓은 채 세상을 떠난 지 12년째를 맞았다.
전재규 대원은 서울대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지구환경과학부에서 석사 과정을 거쳤다. 한국해양연구원 소속으로 2003년 남극세종과학기지 제17차 월동연구대원으로 활동했다. 근무 도중 조난사고로 실종된 동료 대원을 구하기 위해 해상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순직했다. 당시 젊디젊고, 꿈 많았던 27세였다.
남극세종기지에는 전재규 대원의 동상이 서 있다. 그의 희생정신은 물론 숭고했던 뜻을 기리기 위한 목적이다. 극지 연구에 대한 신념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다. 전재규 대원은 2003년 12월 당시 남극 맥스웰(Maxwell)만에서 사고를 당했는데 이곳에는 그의 이름을 딴 지명도 등재됐다. '전재규 화산'이 그곳이다.
전재규 대원이 사고를 당했을 때 우리나라는 쇄빙선이 없었다. 고작 고무보트 하나에 의지해 연구를 수행하던 매우 척박하고 어려웠던 시대였다. 이후 우리나라는 쇄빙선 '아라온(ARAON) 호'를 만들었다. 2009년부터 남극과 북극 연구를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은 인류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접근이 어려운 극지 연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장소이다.
고(故) 전재규 대원을 기리기 위한 학술대회가 2004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전재규 대원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열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극지연구소는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4일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서 '지구적 사건의 기록과 해석'이라는 주제로 제 11회 전재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극지연구소와 서울대학교가 뜻을 모아 전재규 대원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공동으로 열린다.
그동안 전재규 학술대회는 기후변화, 자원고갈, 지질재해 등 인류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지구 환경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로 일반 대중과 소통해 왔다. 이번 11회 학술대회에서는 '태양계의 탄생과 진화', '지구 대멸종', '빙하기-간빙기 순환' 등 지구 규모의 변화가 지질자료에 기록되는 과정에 대해 과학자들의 해석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인류가 극복해야 할 주제들이 다뤄진다. '방하기-간빙기' '지구 대멸종' 등 이번 전재규 학술대회는 이 같은 흐름과 함께 전문지식이 없이도 흥미롭게 지구과학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종국 극지연구소 연구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전재규 대원이 남긴 숭고한 희생정신과 학문적 열정을 되새기고 극지를 포함한 지구 환경변화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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