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승진자, 지난해보다 2배 늘어…각 분야 '통(通)' 전진 배치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변화와 성장'
삼성이 1일 발표한 2016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내세운 두 개의 키워드다. 혁신제품 개발로 성과를 냈거나 불모지에서 신규 사업을 일궈내는 등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해 각 부문의 '통(通)'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사장으로 승진,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에 전진 배치됐다.
삼성은 이날 총 6명의 사장 승진 내정자를 발표했다. 지난해(3명)의 두 배 규모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과 ITㆍ모바일(IM)등 세트 부문의 주력 사업부 리더를 교체하며 '제2의 도약' 의지를 확고히 내비쳤다.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에는 고동진 사장이 내정됐다. 고 사장은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으로 온 지 1년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갤럭시 S6ㆍ엣지, 노트5 등 전략 모델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고 사장은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의 유럽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무선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상품기획, 기술전략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회사는 "고 사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며 보안솔루션 녹스(KNOX), 삼성페이 등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에도 폭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 무선사업의 제2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칠희 종합기술원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문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Flash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을 거치며 개발 외길을 걸어 온그룹의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한 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그린(Green)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차별화된 선행기술 개발로 '기술삼성'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 사장은 이번 승진을 계기로 종기원을 제품, 소재 등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의 메카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바이오 계열사에서는 고한승 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고 사장은 불모지에서 신규 사업을 일궈 낸 주역으로,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삼성그룹의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이 적용됐다는 평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인 고 사장은 바이오 벤처기업에 근무하다 200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 바이오헬스Lab장 등을 역임하며 관련분야 개발을 이끌었다. 2012년부터 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고 사장은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은 승진과 함께 면세유통사업부문을 이끌게 됐다. 한 사장은 삼성물산 관리, 경영진단팀 출신으로 2002년 호텔신라로 옮겨 신규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호텔 및 면세유통 사업과 관련해 그룹 내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 미국 면세기업인 DFASS사 인수 성사 등 현장 사업경험이 풍부해 향후 호텔신라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글로벌 면세유통부문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한편 삼성미래전략실에서는 성열우 법무팀장과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이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