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 LPGA 4년 연속 등판 1위, 장수화 KLPGA 156경기 연속 출장기록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우리는 그들을 철녀(鐵女)라 부른다."
한 시즌에 30개가 넘는 대회를 모두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체력이 뛰어난 남자와 달리 여자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개근'하는 골퍼를 챔피언 못지않게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최운정(25ㆍ볼빅)과 장수화(26)가 대표적이다. 올해 미국과 한국무대에서 '철녀'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들이다. 일본의 니시야마 유카리(일본)도 만만치 않다.
최운정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1개 대회를 완주했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출전 대회 수 1위다. 2012년 27개, 2013년 28개, 지난해는 31개 대회에 등판했다. 미국은 물론 잉글랜드와 프랑스 등 '유럽원정길'에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안스윙'까지 추가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상상을 초월하는 강행군을 극복했다. 지난 7월에는 마라톤클래식을 제패해 '156전 157기'의 신화를 일궈냈다.
"전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는 최운정은 "체력이 되고, 매주 새로운 장소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투어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최운정이 우승한 대회명이 '마라톤클래식'이라는 게 재미있다. "내가 가진 재능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게 지구력"이라며 "내년에는 좀 더 큰 목표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곁들였다.
한국에는 장수화가 있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7년동안 단 한 경기도 쉬지 않았다. 올해 29경기를 포함해 156경기, KLPGA투어 최다 연속 경기 출장기록을 작성했다. 현재 진행형이다. 160cm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특별한 체력 유지 비법도 없다. "잘 먹고 잘 쉬는 게 최고"라는 장수화는 "선수들의 직장은 대회"라면서 "꼬박꼬박 출근하는 게 이상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2010년 하이트챔피언십에서 1승을 거뒀다.
33세의 베테랑 니시야마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개근상'을 받았다. 35경기에 나서 마에다 요코, 사카이 미키(이상 일본) 등과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올랐다. 2008년 JLPGA투어에 합류해 성실한 플레이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고, 지난 8월 메이지컵에서 기어코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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