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록히드마틴측에 한국형전투기(KF-X)관련 51건의 기술을 요구했지만 절반이상을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알려진 협상대상 기술건수 25개보다 2배가 많은 건수다.
1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사청은 차세대전투기(F-X)3차 사업을 진행하면서 미정부와 절충교역(off-set)협상을 진행했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군수품을 구매할 때 기술이전이나 부품 역수출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당시 방사청은 F-35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측에 KF-X관련 51개 기술을 요구했다. F-X 후보사로 보잉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가 참여해 3파전이 벌어지면서 록히드마틴이 기술이전을 승락할 것으로 군당국은 전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방사청은 1순위 후보로 상정된 F-15SE에 '스텔스 기능'이 미흡하다며 스텔스 기능이 강화된 작전요구성능(ROC)에 맞춰 F-35A를 최종기종으로 선정하자 록히드마틴사는 기술이전 협상건수를 변경했다.
당시 록히드마틴측은 51개 기술이전 협상대상에서 임무분석, 하중산출 및 형상 최적화 기술 등 30건을 제외시켰다. 이에 방사청은 미 정부의 수출승인을 전제로 능동형위상배열레이더(AESA) 등 4가지 체계통합기술을 포함한 나머지 25가지 기술이전을 협상하기로 했지만 미 정부는 4가지 체계통합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현재는 남아있는 협상대상 기술이전 항목은 21개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기술이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방사청은 진양현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하고 미국의 방산기술통제본부(DTSA)와 록히드마틴 관계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기술 항목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절충교역이라는 것은 양측의 가치평가만 맞다면 목록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기술의 민감성을 고려해서 일부 기술의 경우 수출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록히드마틴과의 합의에서 명시된 21개 기술은 14.1억달러로 그 가치가 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일부 기술이 빠진다면 빠진만큼 가치를 평가해 상응하는 가치를 가져오면 되며 이는 잘못된 절충교역방식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미국이 4가지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마당에 ▲최신 개발 전투기에 대한 기술자료, ▲항전 OFP(비행운행프로그램) 설계 ▲공중급유 설계 기술 ▲선진 비행제어법칙 개발기술 등 21개 기술까지 이전이 어려워질 경우 사업추진과 관련한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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