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국가대표 7년만에 주장 "잔소리 더 많이 할터"
29일 호주와 올 마지막 대표팀 경기 통산 40호골 도전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여자축구대표 지소연(24ㆍ첼시)이 주장 완장을 찼다. 지난 8월까지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조소현(27ㆍ현대제철)이 빠지자 윤덕여(54) 감독은 후임으로 지소연을 택했다. 2008년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주장을 한 이후 7년 만에 맡은 중책이다. 지소연은 의욕이 넘쳤다. 그는 "원래 운동장에서 잔소리가 많은 편인데 이제 더 강하게 하겠다"고 했다.
'캡틴 지'의 등장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한 남자대표팀의 '캡틴 박'을 떠올리게 한다. 박지성(34)은 2008년 10월 김남일(38ㆍ교토상가)이 경고 누적으로 소집에서 제외되자 주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2009년 월드컵 예선과 2010년 본선에서 활약하며 한국의 원정 16강행을 이끌었고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완장을 풀었다. 그는 나이로 보아 대표 선수 가운데 중간이었다. 이 위치를 잘 살려 선후배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대표팀을 하나로 묶었다.
지소연도 박지성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윤덕여 감독은 간판스타 지소연을 중심으로 홍예지(19ㆍ고려대) 등 새로운 얼굴과 전가을(27ㆍ현대제철) 등 기존 선수들이 잘 어우러지길 기대했다. 그는 "새로 합류한 어린 선수들에게 지소연은 우상이다. 지소연이 후배들에 많은 경험을 나눠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전가을은 "(지)소연이가 언니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했다.
지소연은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올해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에서 2015년의 마침표를 찍는다. 국가대표로 일흔여덟 경기에서 서른아홉 골을 넣은 지소연의 40호골도 기대된다. 그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캐나다에서 열린 여자월드컵(6월 7일~7월 6일)에서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도왔고 첼시 레이디스 소속으로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리그(WSL)에서 뛰며 팀의 2관왕(리그와 컵 대회)을 이끌었다.
상복도 터졌다. 지난 4월 27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베스트 미드필더, 'WSL(잉글랜드 여자 축구리그)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런던 최고의 여자선수상' 등을 싹쓸이했다. 지난 20일에는 아시안 풋볼어워즈(AFA)의 남동아시아 부문 수상자로도 뽑혔다. 지난 24일에는 2015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에서 최고상인 '윤곡여성체육대상'도 받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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