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독일을 공식방문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현지시간) "의장 퇴임 후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 의장의 이번 발언은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의사를 처음 피력한 것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의장의 발언은 우어줄라 맨레(Ursula Mannle) 한스자이델 이사장을 만나 재단의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현황을 논의하고, 우리 정부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정 의장은 그 동안 '국회의장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 하는 것이 관례'에도 출마의사를 밝혀왔다. 정 의장은 지난 9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년에도 부산 중·동구에서 출마하시는 걸로 알면 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생각하라"며 출마 의사를 밝혀왔다.
정 의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여의도 정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 의장의 지역구(부산 중ㆍ동)와 인접한 유기준 전 해수부장관(부산 서구)이 한숨 돌리는 상황이 되었다.
4선을 노리는 유 전 장관은 당초 국회 재입성길이 험난할 전망이었다. 유 전 장관의 경우 선거구 조정결과에 따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부산 영도), 정 의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유 전 장관의 입장에서는 당 대표와 국회의장과의 공천권 경쟁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세 개에서 두 개로 축소되는 지역구에서 정 의장이 관례에 따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 대표와 하나씩 맡는 것이 유 장관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인 것이다.
하지만 마냥 상황이 유 전 장관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만약 정 의장의 뜻이 반영된 후보가 나설 경우 유 장관은 어떤 식으로든 힘겨운 경선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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