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개막도시 전주의 이유 있는 자신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전주월드컵 4만 3천석 책임지고 가득 채우겠다."

24일 축구회관에 마련된 공식석상에 오른 김승수(46) 전주 시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가 가는 모습이다. 전주에서 보여주고 있는 최근 축구친화적인 변화를 생각하면 전주의 자신감을 이해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7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전체 일정을 정리해 발표했다. 대회의 문을 여는 곳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개최국의 자격으로 A조 1팀에 배정된 한국 대표팀이 대회에 첫 발을 내딛는 곳이기도 하다.

김승수 시장은 전주에서 개막전이 열리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개막전이 중요한 이유는 가장 첫 번째 경기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회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대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치하는 국가가 어떤 의미를 담아내려는 지를 보여줘야 진정한 개막전이다. 대회 흥행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경기기도 하다"면서 "4만 3천석을 가득 채우겠다"고 했다.

김승수 시장의 말대로 월드컵 개막전이 전주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다. 모든 요소들이 잘 맞아 어우러진다. 전주는 올해 한국 축구에서 빠져서는 안 될 도시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전북 현대는 K리그 클래식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통산하면 네 번째 우승이었다. 올해 마지막 홈경기였던 21일 성남FC와의 37라운드에는 2만846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전북은 올 시즌 누적 관중 총 33만856명(평균 1만7100명)의 기록을 세워 FC서울(32만6269명)을 제치고 시즌 최다관중을 기록한 팀이 됐다.

전주에 사는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과 높은 관심이 없다면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전북 선수들의 진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동국(36), 김형일(31), 이근호(30) 등은 18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전주의 가까운 시내에만 나가봐도 전북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팬분들이 많았다. 다른 곳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풍경이었다"고 했다.

김승수 시장은 "전주의 축구 열기는 어느 기사에서 나온 대로 몽환적"이라면서 "K리그 최다관중은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전주는 개막전을 가장 축구적이지만 한국적인 경기로 만들어내겠다. 작은 도시 전주에서 가장 큰 경기를 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전주는 다른 개최도시들과 함께 세계 속에 칭찬 받고 수십억명의 세계인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