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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AIIB와 동북아개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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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AIIB와 동북아개발은행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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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2013년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동남아를 순방하면서 제안했다. 2014년 10월 중국 및 21개 아시아 국가들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지난 3월12일 영국이 참여를 발표하면서 흥행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국가들이 참여해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받았다. 3월31일 57개 국가가 AIIB 창립회원국 신청을 마감했고 6월29일 협정문에 서명했다.


지난 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AIIB 협정 비준안을 통과했다. 중국 입법기관의 비준을 받은 것이다. 현재 협정 비준을 완료한 국가는 미얀마, 싱가포르, 브루네이 등이다. 10개 회원국이 AIIB 협정을 비준해 의결권이 50%를 넘기면 발효된다. AIIB의 자본금 1000억달러 중 절반을 중국이 부담한다. 중국의 지분은 30.34%로 최대다. 다음은 인도(8.52%), 러시아(6.66%), 독일(4.57%), 한국(3.81%) 순이다. AIIB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비해 자본금이 적다. 세계은행의 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ADB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AIIB는 개도국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AIIB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데는 아래와 같은 배경이 있다.

우선 중국의 국력이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며, 무역규모 1위(2014년 기준)다. 또 최대의 외환보유액(10월 기준 3조5256억달러)에다 해외투자도 활발하다. 올해 1~10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금융부문 제외)는 약 952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위안화는 세계 4대 결제통화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두고 있다. 중국 지도자들이 대규모 구매단을 이끌고 해외순방을 하면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이런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국가들이 많이 참여했다.


다음은 중국의 정책제정 능력과 추진력이다. 중국 정부는 산하에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사회과학원 등 대규모의 국책연구원을 두고 있다. 사회과학원의 연구인력만 3200명을 넘는다. 중국의 주요 정책은 이러한 전문인력들의 자문을 받는다. AIIB도 치밀하게 추진됐다. 과거 실크로드 육상과 해상의 영광을 재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큰 비전을 제시하고 자금조달 방안으로 400억달러의 실크로드 기금을 설립하면서 AIIB를 추진해 실현 가능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일단 목표가 설정되자 최고 지도자와 실무자들은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중국 정부가 보여주는 정책 일관성도 중요하다. 중국은 최고 지도자가 한 번 선출되면 10년은 유지되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가지며 장기 집권하는 공산당은 이를 보장한다.


아울러 최고의 인력을 배치한 것도 주효했다. AIIB 초대 총재로 지정된 진리췬(金立群)은 1988년부터 세계은행, ADB 등에서 중국 측의 주요 책임자로 활동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최고의 국제금융 인재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최고의 팀을 붙여줬다.


AIIB의 추진은 한국이 준비 중인 동북아개발은행에 주는 시사점이 많다. 동북아개발은행은 대통령이 2014년 3월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설립을 제안해 준비 중이다. 한국의 대내외 여건이 중국과 많은 차이가 있지만 AIIB 추진 경험과 한계는 여러 측면에서 참조할 가치가 있다. 우선 동북아개발은행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강 모두를 창립국가로 끌어들여야 한다. 한국이 주도하더라도 북핵 변수 때문에 주변 강대국의 참여와 협조 없이는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 여기에 유럽과 동남아 국가도 편입시켜 우호세력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또 통일 한반도와 유라시아 개발의 잠재력에 초점을 두고 설득 논리를 펼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인력으로 최고의 팀을 구성해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가 글로벌 파워에서 중국에 뒤질 수는 있으나 금융의 국제화 및 글로벌 인력 측면에서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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