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화장실·수영장 못가요"…여성들 몰카 공포증에 떤다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최근들어 몰카 범죄 급증...여성들 피해 늘어나...'심각한 범죄 아니다'라는 사회적 인식 바꿔야

"화장실·수영장 못가요"…여성들 몰카 공포증에 떤다 사진=아시아경제 DB
AD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 지난 15일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역무원들은 난데없이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소동으로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인터넷에서 한 네티즌이 "철산역 여자화장실에서 나사 형태의 몰카를 발견했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 네티즌은 "가운데 나사 반짝거려서 자세히 보니까 렌즈 같은 게 있다. 샤프로 내리 찍었더니 유리 긁히는 소리가 났다"며 "진짜 카메라 렌즈였다. 간신히 깨트렸고 일단 신고는 했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은 여성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네티즌의 글은 허위 사실로 드러났다. 광명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직접 현장에 출동, 나사를 풀어 보니 몰래카메라가 아닌 '일반 나사'로 확인된 것이다.


이날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근 들어 휴대폰 등 디지털 저장 매체의 발달로 인해 몰카 범죄가 늘어나면서 '공포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몰카 범죄'신고 건수는 2009년 807건에서 2014년에 6623건으로 5년 새 820% 급증했다.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몰카 범죄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사는 취업준비생 이모(28·여)씨는 인터넷에 도는 몰카 사진에 '내가 아는 사람 사진이다'라는 댓글이 달린 캡처 사진 본 후 부터 외출할 때는 집에서 볼일을 보고 외출한다. 이 씨는 "나도 모르는 새에 사람들이 몸매 품평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대구 직장인 박모(31·여)씨도 얼마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워터파크 몰카' 사건을 계기로 워터파크는 물론 목욕탕도 가지 않는다. 박 씨는 "워터파크 몰카 사건이 보도된 후에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몰카 사진을 계속 찾아 볼 수 있었다"며 "혹시라도 내 사진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화장실·수영장 못가요"…여성들 몰카 공포증에 떤다 ▲거울형 몰래카메라(사진:관세청 제공)



이렇듯 몰카 범죄 및 이에 따른 여성들의 피해가 늘어나는 반면, 단속과 처벌은 미약하다.


몰카 범죄 처벌률은 1%를 밑돈다. 연도별로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판결까지 받은 건수는 2010년 6건, 2011년 45건, 2012년 70건, 2013년 198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발된 몰카 범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 피해를 입더라도 경찰의 수사·신고 절차가 까다로워 피해자들의 신고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강모(29)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퇴근길에 김포공항역에서 옆에 선 여성의 치맛속을 찍는 사람을 보고 카메라를 빼앗아 봤더니, 자신의 사진이 들어있어 경찰에 신고했다. 그랬더니 경찰은 이를 입증하려면 '성폭력 전담 경찰관'이 있는 경찰서까지 이동해야 한다고 해 양천경찰서 까지 가서 3시간이 넘는 반복 진술까지 마치고 난 후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강씨는 "몰카범죄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면 몰카를 찍혀도 누가 신고하려 하겠느냐"고 한탄했다.


이와 함께 현행법상 몰카 사진이 공유되는 온라인 사이트를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것도 몰카 범죄를 방치·부추기고 있다.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알려진 한 몰카 공유 온라인 사이트(소라넷)의 경우 단속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외 사이트이기 때문에 삭제나 이용 해지를 요구할 수 없고 접속 차단만 가능하다. 이러다보니 몰카를 찍어 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성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몰카를 피해야 한다'는 자구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서 건너편 보기, 불을 끄고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몰카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곳을 바라보기, 화장실에 갈 때면 휴대전화 후레쉬 비쳐서 빛 반사가 심한 나사 찾기 등의 '몰카 탐지 노하우'부터 직접 30만원 상당의 몰카 탐지기를 구입하기도 한다. 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화장실에 몰카 촬영 금지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운동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방이슬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장은 "형사 처벌률이 낮은것은 우리사회 성폭력 범죄 전반의 문제로, 경찰도 수사 의지가 별로 없다"며 "몰카 범죄가 사소한 것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며 피해자들까지 이것을 사소한 경범죄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 팀장은 이어 "십년 이상 된 몰카 사이트 '소라넷' 같은 곳을 폐쇄시키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몰카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얘기"라며 "몰카범죄가 중요한 인권 침해 이자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