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째 복역중인 김신혜(38·여)의 재심이 결정됐다. 복역 중인 무기수 중 재심 결정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다음해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김씨는 당시 범행을 자백했지만 동생을 대신해 감옥에 가겠다고 거짓 자백을 했다고 진술을 번복해 무죄를 호소했다.
이 사건은 2000년 3월7일 당시 50대 초반에 장애가 있던 김씨의 아버지가 오전 5시50분께 전남 완도의 자택에서 7㎞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시작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깨진 방향지시등 잔해물 등이 발견돼 뺑소니 교통사고로 판단했다. 사체에서 출혈이나 외상이 발견되지 않자 타살된 후 교통사고로 위장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찰은 당시 고향집에 내려와 있던 김씨가 아버지 앞으로 상해보험 8개에 가입했고 사건 당일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함께 드라이브를 간 점을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았다.
김씨는 범행을 눈치챈 고모부의 권유로 사건 발생 하루만에 자수했고 경찰은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사건 발생 두 달 전 이복 여동생으로부터 "아버지에게 강간 당했다"는 말을 들었고 자신도 중학생때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살해할 결심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김씨는 "남동생이 용의선상에 올라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을 우려해 대신 자백했다"며 아버지가 성추행한 사실도 없고 아버지를 살해한 일은 없다며 돌연 무죄를 주장했다.
김씨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1심과 2심, 대법원에서는 보험금을 목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는 복역 중에도 "아버지가 사망하더라도 가입 2년 이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아 살해 동기도 없다"면서 "모든 진술이 경찰의 강압에 의한 것이며 가석방도 포기할테니 재판을 다시 받게 해달라"고 호소해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재판기록과 증거 등을 검토, 지난 1월 "반인권적 수사가 이뤄졌고 당시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는 현재 판례에 따르면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된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청구 이후 인터넷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재심 요구 여론이 들끓은 가운데 마침내 지난 5월13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는 김씨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개시 여부 판단을 위한 심문이 열리게 됐다. 광주지방법원 최창훈 해남지원장은 18일 오후 김씨에 대한 재심 결정을 내렸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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