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올 1~3분기 매출은 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역시 매출은 7.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4%, 당기순이익은 25.3% 증가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각 기업들이 고강도 구조조정과 판관비 절감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의 효과로 풀이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7일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16일 현재 3분기 실적을 공시한 33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514조5905억원으로 지난해(1523조4955억 원) 대비 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78조9609억 원에서 93조6350억원으로 18.6% 증가했다. 매출이 8조9050억원 감소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이보다 많은 14조6741억원 불어난 셈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60조4410억원에서 77조282억원으로 27.4%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6조5872억원 늘어났다.
매출 감소는 석유화학, 에너지, 공기업, 상사, 조선·기계·설비, 철강, 통신, 지주 등 7개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들 업종에서만 83조2363억원이 사라졌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석유화학은 1~3분기 매출이 164조4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47조6325억 원) 급감했다. 에너지도 23조573억원으로 24.8%(7조5864억 원) 줄었다.
이어 공기업(73조3151억원·9.2%), 상사(46조4700억원·7.9%), 조선·기계·설비(99조1860억원·7.8%), 철강(79조1796억원·7.4%), 통신(37조138억원·4.8%), 지주(4조2473억원·1.2%)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다만 매출이 감소한 업종 중에서도 5개 업종은 영업이익을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석유화학은 1~3분기 영업이익이 11조711억원으로 212.5% 기록하며 전체 업종 중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통신(104.4%), 공기업(57.8%), 지주(16.4%), 철강(2.2%) 순이었다.
이외 증권(120.4%) 운송(54.4%) 서비스(39.2%), 제약(24.7%), 식음료(22.8%) 등도 증가율이 높았다. 이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전기전자(13.9%), 생활용품(12.8%)어 보험(7.0%), 건설 및 건자재(5.3%) 순이었다.
하지만 조선·기계·설비와 상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곤두박질쳤다. 조선·기계·설비는 영업적자가 3조9746억원에서 7조9479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대중공업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의 영향이 컸다. 상사의 영업이익도 11.7%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양상은 30대 그룹도 다르지 않았다. 30대 그룹 1141개 계열사 중 16일까지 3분기 실적을 공시한 257개사의 1~3분기 매출은 916조6160억원에서 851조5319억원으로 7.1%(65조840억원)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2조2439억원에서 44조5408억원으로 5.4%(2조2970억원), 당기순이익은 34조5667억원에서 43조3169억원으로 25.3%(8조7750억원) 늘어났다.
매출이 감소한 곳은 30대 그룹 중 20곳에 달했다. S-OIL 매출이 13조9430억원으로 37.4%나 급감했고 대우조선해양(7조9996억원)도 27.4% 줄었다.
LS(9조4763억원)와 GS(35조6525억원)가 각각 21.8%, 20.0% 씩 감소했고, SK(93조2377억원) 16.3%, 포스코(42조3633억원) 14.2%, 금호아시아나(9조8974억원) 10.8%, 동국제강(4조957억원) 10.6%, 삼성(195조1251억원) 10.5%, 두산(9조7807억원) 10.0% 등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매출이 줄었다.
이어 KT(14조3521억원) 9.2%, 현대중공업(37조2920억원) 7.0%, 동부(14조5677억원) 6.8%, 대림(9조3692억원) 6.5%, LG(78조6235억원 3.0%, 한진(15조9255억원) 2.8%, 영풍(4조7692억원) 2.6%, CJ(11조3423억원) 1.6%, 효성(6조9101억원) 0.4%, OCI(3조2993억원)0.1% 등의 순으로 감소했다.
30대 그룹 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14곳이었다. 5곳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GS는 영업이익이 1조7075억원으로 218.7% 급증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효성(3758억원·146.8%), 한진(6845억원·144.7%), 한화(1조4068억원·124.8%), 대림(4508억원·63.6%), 동부(6094억원·32.1%), 롯데(2조7252억원·32.1%), 영풍(5136억원. 28.3%), SK(8조80억원·18.6%), CJ(8022억원·17.6%), LG(3조7435억원·15.6%), 현대차(9조1512억원·15.1%), 미래에셋(2508억원·8.4%), POSCO(2조4400억원·2.3%) 등도 모두 이익 규모를 늘렸다. 특히 KT, S-OIL, OCI, 동국제강, 현대는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두산 등 8개 그룹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2개 그룹은 적자를 기록했다. 두산은 3264억원으로 50.8% 급감했고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금호아시아나(2344억원) 41.4%, 삼성(12조9908억원) 21.9%, 대우건설(2772억원) 13.4%, LS(3211억원) 9.2%, 현대백화점(3751억원) 6.9%, KCC(1895억원) 2.0%, 신세계(7011억원) 0.5% 순으로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4조6691억 원의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적자가 1조1337억 원으로 축소됐으나 적자가 이어졌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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