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바르셀로나 1군 데뷔 기대
'중원 사령관' 사비 후계자 낙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B팀에서 뛰는 백승호(18)의 꿈이 무르익어간다. 캄프누(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데뷔. 이르면 내년 1월 1군 무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출전할 수 있다. 백승호의 겨울은 뜨거울 것 같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지난해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린 출전 정지 처분도 1월이면 풀린다. FIFA는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들의 외국 이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한국의 백승호 등 유소년팀 선수 여섯명에게 공식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바르셀로나는 바쁘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선수들을 영입하고 새로 등록할 수 있는 1월에 백승호의 이름도 올릴 계획이다. 루이스 엔리케(45) 감독이 백승호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9월 이후 다섯 번(9월 3일, 10월 24ㆍ31일, 11월 7ㆍ12일)이나 백승호를 1군에 불러 훈련을 지켜봤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6월 사비 에르난데스(35ㆍ알 사드)를 잃었다. 1997년부터 캄프누를 지킨 '중원사령관'이었다. 2009년과 2011년, 2015년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프리메라리가를 아홉 번 제패하는 데 크게 기여한 선수다. 이제 그의 후계자가 필요하다. 구단에서 백승호를 주목하는 이유다. 백승호는 사비와 포지션ㆍ경기 스타일이 같다.
백승호는 2010년 4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할 때 공격수였다. 작았지만 빨랐다. 2012년 7월까지 163㎝로 또래 중에 가장 작았다. 하지만 이후 1년 7개월 새 12cm 이상 컸다. 그의 키는 현재 180㎝다. 구단은 백승호의 위치를 키가 크면 유리하다는 중앙 미드필더로 옮겼다.
백승호는 패스와 경기운영에서 재능을 보였다. 공을 동료에게 주고 다시 받아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은 사비와 흡사하다. 스페인에서도 백승호를 바르셀로나를 이끌 차기 미드필더로 소개한다.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는 그를 "6번(중앙 미드필더) 유형의 선수"라고 하며 "바르셀로나의 유명 미드필더들의 뒤를 이를 선수"라고 했다.
백승호가 언제 1군 무대를 밟을지 알 수 없다. 의외로 일찍 기회가 올 수 있다. 엔리케 감독은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1군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백승호의 동료 제라르 굼바우(20)는 지난 10월 18일 라요 바예카노와의 경기에 교체로 나가 데뷔경기를 했다. 경기에 나간다면 백승호는 미드필드에서 밸런스를 잡아주는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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