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매스스타트 1차 대회 우승
쇼트트랙 출신, 자리싸움 능력 탁월…평창 金 목표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달리는 한국 빙상 무대에 샛별이 떴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22·한국체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새롭게 지정된 매스스타트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보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디비전A(1부 리그)에서 8분36초04로 우승했다. 2013년 2월 9일 독일 인젤에서 열린 2012~2013시즌 7차 대회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맛본 우승이다.
김보름은 "평창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확정된 다음 처음 열린 월드컵에서 1등을 해 기분이 좋다. 올림픽 때까지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매스스타트는 스무 명 안팎의 선수들이 자리구분 없이 경쟁하는 종목이다. 400m 트랙 열여섯 바퀴(6400m)를 돈다. 구간마다 등수에 따른 점수를 부여하고 최종 점수로 순위를 가른다. 4·8·12바퀴째 1∼3위에 각각 5·3·1점을 주고, 최종 순위 1∼3위에는 각각 60·40·20점을 부여한다. 트랙 안쪽의 '웜업존'을 활용해 코너를 짧게 돌아 경쟁자들을 추월할 수도 있다. 체력과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김보름은 둘레 111.12m짜리 트랙에서 경기하던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다. 정화여고 2학년 때인 2010년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같은 쇼트트랙 출신으로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27·대한항공)에게 매료돼 종목을 바꿨다. "혼자만의 싸움이 매력적"이라는 판단으로 장거리에 도전장을 냈으나 매스스타트가 도입되면서 쇼트트랙의 기본기를 활용할 기회가 생겼다.
김보름은 국제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고 자리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이사(48)는 "코너를 돌아 치고나가면서 경쟁 선수들을 따돌리는 방식이 쇼트트랙과 흡사하다. 경험이 있는 김보름이 경기를 운영하는데 수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승선 통과 순서에 부여하는 배점이 가장 크기 때문에 체력을 안배하면서 막판 스퍼트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2011년 11월 2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차 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 세 개와 은메달 한 개, 동메달 두 개를 땄다. 2012-2013시즌에는 이 종목 종합우승을 했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달리다 보니 순위경쟁과 자리싸움이 치열하지만 경기 내내 방심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서고 싶다"고 했다.
김보름은 오는 21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월드컵에 나간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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