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순 전 KBS 감사, KBS 노조 특보 통해 밝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KBS 여권추천 이사) 7명은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각서 수준의 다짐을 한다. 이번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는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과 김인규 전 KBS 사장의 합작품이다."
차기 KBS 사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강동순 전 KBS 감사가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노조)의 특보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16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고대영 씨는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인규 전 KBS 사장의 합작품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강 전 감사는 "추석 연휴 때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하고 A 이사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했다"며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으로부터 '고대영이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사람이 두 명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홍보수석의 지시(?)를 없던 것으로 하자고 이사들끼리 사전에 입을 맞춘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강 전 감사는 "여권 추천 이사 7명 중 6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이번 추석 연휴에 홍보수석실에서 내려온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하자'며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인호 KBS 이사장은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감사는 "내가 잘 아는 D 씨가 이인호 이사장과 수개월 동안 KBS 차기 사장에 대해서 논의를 같이 해왔는데 추석 연휴에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전화를 받은 이인호 이사장이 D 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이런 사람을 받기 위해서 여덟 달 동안 고생을 했습니까, 참 답답합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고 전했다. 강 전 감사는 D 씨에 대해 KBS와 인연이 있고 박근혜 정권과 매우 친밀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감사는 KBS 이사회의 여권 이사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을 폭로했다. 강 전 감사는 "KBS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기 전에 거의 매일 이인호 이사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화 통화를 했다"며 "지난해 조대현 사건(여권 이사들 표가 갈리면서 어부지리로 조대현 사장이 선출됐던 일) 때문에 한 표라도 이탈되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그래서 이번 이사들을 뽑을 때 각서 비슷하게 개별적으로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다짐을 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강 전 감사는 "KBS를 바로 세워야한다"고 강조한 뒤 "KBS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독립하기 전에 (먼저)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전 감사는 "김인규는 자기 임기 3년에, 길환영-조대현까지 해서 6년을 해먹은 거다"라며 "길환영이나 조대현도 김인규 사람이고 이제는 고대영을 사장으로 만들어 또 6년을 해먹으려고 하는거다. KBS는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김인규 전 사장이 고대영 후보를 여권 고위인사에게 인사를 시켜주는 등 물밑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했다는 주장이다. 강 전 감사는 "고대영과 김인규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며 "김인규 전 사장이 고대영 후보 데리고 다니고 서청원도 만나고 대통령한테 인사시키고 그랬다"고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KBS 노조는 이 같은 강 전 감사의 인터뷰 전문을 특보를 통해 공개한 뒤 "KBS 이사진 선정에서 사장 선임까지 모든 절차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강력한 사장 후보였던 강 전 감사의 발언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증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거론한 인물들의 영향력과 친분 관계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제는 청와대와 이인호 이사장이 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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