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기가 내년부터 자동차용 제품의 매출을 본격적으로 늘린다. 회사 대표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중심으로 카메라, 무선충전, 통신모듈 등 자동차 부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투자설명회)을 진행했다. 이번 NDR에서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매출이 내년부터는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올해 말 기준 삼성전기의 예상 자동차용 MLCC 매출 비중은 약 1%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 비중이 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용 MLCC 시장은 현재 일본 전자부품 업체인 무라타와 TDK가 과점하고 있다. 사람의 목숨과 직결될 수 있는 자동차 제품 특성상, 신뢰성 테스트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MLCC의 신뢰도 테스트 항목이 5개라면, 자동차용의 경우 100개 이상의 테스트 항목을 만족시켜야 판매가 가능하다. 과점 시장인 만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더 많은 경쟁사들이 전장부품 시장에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 삼성전기가 신뢰성있는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할 경우,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용 MLCC는 스마트폰용 제품 대비 ASP(평균판매가격)가 3배 이상 고가다.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휴대폰에 200여개, 액정표시장치(LCD) TV에 700여개가 들어가는 핵심 전자부품인 만큼 자동차용 제품이 되면 더욱 가격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기는 삼성 특유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등의 노하우로 더 작으면서도 고용량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경쟁력이 클 전망이다.
MLCC 외에 주목되는 제품은 차량용 카메라 제품으로, 삼성전기는 내년부터는 자동차용 카메라 제품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삼성전기 전장부품 관련 매출은 약 2000억원 수준이다.
한편 자동차용 MLCC 시장 진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부산 MLCC 공장의 캐파(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장부품 회사들은 보통 자동차용 MLCC 캐파를 확인한 후 수주 물량을 결정한다"며 삼성전기의 공장 증설을 예상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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