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박진 새누리당 전 의원의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박진의 종로 이야기'를 포함한 3권의 책에 대한 출판 기념회를 열고 내년 총선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박 전 의원은 이번 저서를 통해 자신이 '종로 토박이'임을 거듭 강조하며 최근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박 전 의원은 지난 11일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종로의 아들로서 '종로의 뿌리깊은 나무'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출판기념회에 대해 "출발의 신호탄이라고 본다"며 "종로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일하고 살고 있다. 종로에서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종로에 연고가 없는 오 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은 과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해 여권 전체를 위기로 내몰았던 사람"이라며 "지금 박원순, 안철수라는 정치인들이 등장하게 만든 사람이 자숙은 못할망정 아무런 연고와 명분도 없이 종로에 나오겠다는 것"이라며 성토했다.
실제로 박 전 의원은 종로에 확실한 연고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종로 명륜동에서 태어나 2002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종로에서만 내리 3선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계속 종로에 거주하며 자전거를 이용해 골목을 누비며 지역민들을 만나 민심을 살펴오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출간한 책 표지에도 박 전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종로 골목을 누비는 사진을 썼다. 책 내용도 어릴 적 이승만 전 대통령 내외를 창경궁에서 만나 함께 사진을 찍은 일화와 골목 구석구석 맛집을 소개 하는 등 작정하고 '종로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평소 '호형호제'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지만 최근 종로 출마를 놓고 담판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동지의식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금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에서는 박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 중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오 전 시장이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지난 추석 연휴 직전 만나 종로 출마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였으나 조정에 실패했다. 이달 3일 종로의 한 카페에서 다시 만날 때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노원으로 가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맞붙을 것을 권유했지만 오 전 시장은 도리어 박 전 의원에게 강남 출마를 권유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오는 2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 팝 아티스트 낸시랭, 가수 장혜진 등과 함께 '오세훈의 미래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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