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 '광군제'는 이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섰다. 광군제는 이제 세계적인 이벤트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 광군제에 대한 경제 주간지 포브스의 평가다. 이날 하루동안 알리바바의 온라인 매출은 921억위안(약 16조4980억원)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 0시에 개시된 이번 이벤트에서 알리바바 매출은 72초만에 10억위안(1813억 원)을 돌파했다. 2013년 6분, 2014년 2분이 걸린 것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였다. 100억위안을 넘어선 시점은 12분 28초로, 지난해 37분 기록을 25분 앞당겼다.
11시간 50분이 지난 시점에서는 지난해 전체 판매고 571억위안을 넘어섰고, 오후 9시께에는 매출액이 목표치였던 800억위안을 돌파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같은 폭발적인 매출액은 "중국 소비 방식의 개선과 중국 전자상거래의 발전, 인터넷과 소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거래의 68%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졌고, 232개국 소비자가 이번 쇼핑 이벤트에 참가했다.
물류 배송 주문은 모두 4억6700만건을 기록했다. 행사초반 10시간 동안 1000만 건의 상품주문이 이뤄졌다.
중국내 매출 1∼5위 도시는 광둥(廣東), 저장(浙江), 장쑤(江蘇),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순으로 집계됐다.
장융 COO는 견과류, 우유(분유), 꿀, 자동차, 손목시계, 휴대전화 등 8종의 상품 판매액(24시간)에 대해서는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300만대 이상이 팔렸다.
특히 행사 개시 직후, 베스트 판매 외국제품 상위 20위에 한국산 화장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행사에 참가한 일부 한국업체들도 상당한 규모의 매출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언론들은 전날 오후 9시께 한국 마스크팩이 90만개 팔렸다고 전했다.
'과소비', '충동구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중국언론은 이날 누리꾼들 사이에서 '츠투(喫土·흙을 먹는다)', '둬소우(<자를 타>手·쇼핑에 중독된 손을 잘라버려야한다는 인터넷 용어) 등의 표현이 많이 회자했다고 전했다. '츠투'는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쇼핑으로 다 써버렸으니 오늘 저녁은 그냥 흙이나 파먹어야겠다는 자조적 뉘앙스가 담긴 표현으로, 이와 관련한 다양한 패러디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알리바바가 세계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하려한다며 그러나 '짝퉁상품'은 넘어야할 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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