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19대 국회 마지막 세법 심사에 돌입했다. 정부와 국회는 기부금 세액공제 확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이견차를 드러냈다.
이날 2시간30여분간 진행된 조세소위 1차 회의에서는 국세기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등 89건의 법안을 상정·심의했다. 소위는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발의한 기부금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2013년 세법개정으로 기부금 공제 전환으로 기부금이 줄었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정부는 세법개정 이후 전체 기부금은 오히려 늘었다는 반박 자료를 제시했다. 정부 측이 여야 정치권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같은 날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부천사와 함께하는 나눔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기부금 공제율의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기국회내 법안을 처리하겠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세소위 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가져온 데이터에 따르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올 9월까지 정기기부자의 기부금액이 42%가 줄었지만 전체 기부액은 늘었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체 기부금의 74%가량 종교기부인데 세율에 영향을 받을지 의문"이라며 "기부금의 4분의 1을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향후 소위는 해외 사례 등 추가적인 자료를 검토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소위는 과세에 대한 심사청구·이의신청 시 청구인에게 답변서를 송부하는 내용과 금품을 제공한 납세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앞서 여야 의원들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조세소위는 가계소득증대세제법과 법인세 인상 등을 놓고 충돌하다 결국 정부원안이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바 있다.
김관영 새정치연합 의원은 "소위에 소속된 것에 대해 큰 무기력함과 자괴감을 느낀 게 사실"이라며 "올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야당 의원으로서 조세소위에 참여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투명하고 효율적인 회의 운영을 위해 속기록 초안을 공개하는 한편 정부 의견을 문서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강 위원장은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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