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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음주 문화…주류업체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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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음주 문화…주류업체 판도 바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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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문화 변화로 주류 소비의 다양화
후발주자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 형성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국의 음주문화가 취하는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 바뀌면서 주류회사들의 외형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류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레귤러 제품의 입지가 전반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들이 유리한 상황을 맞은 셈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5일 "물리적으로 술이 약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면서 술 소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며 "남성과 여성의 음주율을 각각 6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에, 여성은 4.8%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변화 속에 주류 업체들은 여성들의 기호에 부응하기 위해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지속적으로 하락시켜왔다"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는, 2006년 20도 수준에서부터 경쟁하듯이 도수를 인하했고, 그 결과 현재 알코올 도수가 3~4도 정도 내려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차 이상의 잦은 술자리가 이어지던 회식 문화도 1차에서 끝내는 일이 늘어나고 있고, 고위험음주율 역시 하락하는 추세다. 고위험음주율이란, 최근 1년 동안 음주한 사람 중에 한 번의 술자리에서7잔 이상(남성 기준) 마셨다고 응답한 비율을 의미한다. 6년 전 대비 3.4%p가 하락한 상황이다.
2000년대 이후 등락이 있긴 했지만, 평균적인 수요의 성장률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가 소주를 상회했다.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고,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술을 집에서 소비하는 행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맥주는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에 팔리면서 인기를 거듭하고 있고, 포도주의 수입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즉, 한국 음주문화가 취하는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음주문화의 변화로 인해 주류 소비도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다"며 " 취하기보다는 즐기기 위해서 마시는 술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에 맞게 술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키움증권이 2000년 이후 국내 주종별 출고량 혹은 수입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산 소주와 맥주 보다, 막걸리, 수입 맥주, 포도주에서 큰 폭의 성장세가 있었다. 전체 주류 수입액 규모는 2014년 기준 8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다양화된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주업체들은 알코올 도수 별로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추세다.


달라지는 음주 문화…주류업체 판도 바꾼다 .


메인 제품의 도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기존의 높은 알코올 도수를 찾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계속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오히려 도수가 높은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특별한 맛을 내지 않는 소주에, 다양한 맛을 첨가하는 시도를 하거나 탄산을 가미한 알코올 도수 3도의 과실주가 출시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수입협정세율이 하락하면서 수입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 201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미국 및 EU와의 수입협정세율은 2018년 중에 모두 0%가 된다.


2014년 기준 국내 맥주 수입액의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7%, EU 상위 5개국이 42% 수준으로, 미국과 EU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글로벌 맥주 1위 업체인 AB인베브에 피인수 되면서 기존의 수입 맥주가 국내에서 생산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국내 주류 시장은 수입맥주 확대로부터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같은 소비 트렌드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음주문화가 변화하고, 주류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레귤러 제품의 입지가 전반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소주와 맥주 후발주자들은 저도화, 다양화, 품질 개선 등 다양한 형태로 주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어 본래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던 1위 업체들의 부가가치가 자본력을 갖춘 2위권 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 점진적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비맥주는 AB인베브에 피인수된 이후 기존 레귤러 제품에 집중되던 마케팅이 분산되고 있고, 하이트진로는 재무적 부담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의 전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부가가치 이전 가능성을 좀 더 높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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