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 쓴 연대생은 누구
북한식 어투로 화제가 된 국정교과서 관련 대자보를 쓴 연세대생이 실명을 공개하고 1인 시위에 나섰다.
26일 페이스북에는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대자보를 썼다고 밝힌 연세대 교육학과 학생의 글이 게재됐다. 박성근이라고 이름을 공개한 이 학생은 "대자보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며 "실명 공개 후 여러 가지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고, 대자보를 보는 이들이 '메신저'보다 '메시지'에 주목하기를 원했다"고 썼다.
이어 그는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널리 퍼져나가고 다른 많은 학생들 역시 각자의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박근혜 정부도 결국 여론에 밀려 국정화를 중단할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는 국정화를 여전히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서 고민 끝에 이름을 밝히고 전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솔직히 두렵고 겁도 나지만 어린 학생들이 잘못된 교과서로 왜곡된 역사를 배우는 게 더 두렵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감당해 나가겠다. 역사를 되돌리려는 세력과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어 "친구에게 왜 국정화를 하면 안 되는지 설명해주는 작은 행동도 국정화를 막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씨는 연세대서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하며 대자보를 쓴 다른 학생들과도 함께 행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교내에서 '각하! 정녕 북한을 따라하시렵니까?'라는 제목의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앞서 박씨가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붙인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우리의 립장'이라는 대자보는 북한식 표기를 사용해 "민족의 위대한 영도자이시며 존엄높이 받들어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면서 "이는 역사에 길이 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이승만 대통령 각하와 유신체제를 세워 대통령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반어적으로 비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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