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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국이 시리아에 A-10을 보내는 이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분 21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위원]퇴역방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미공군의 A-10 썬더볼트 II(이하 A-10)가 다시 실전에 투입된다. 지난해 이라크 내 극단 이슬람 무장세력 ISIS 격퇴를 위해 파견된 A-10은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다. 이를 위해 터기에 있는 인설리크 공군기지에 A-10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한다.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 ISIS를 1년 이상 맹폭하고 있는 고속 전투기를 지원하기 위해서 근접지원기가 필요하다는 군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배치는 F-35 도입을 위해 값은 싸지만 지상 공격 효과는 대단히 높은 A-10을 퇴역시키는 방침을 놓고 불거졌다가 잠잠해진 논란을 다시 점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국이 시리아에 A-10을 보내는 이유? 일명 '선더볼트'라고 불리는 'A-10' 공격기는 주한미공군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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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 썬더볼트 시리아 참전한다=피터 쿡(Peter Cook)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A-10이 인설리크 공항에 도착 중이지만 정확한 숫자는 갖고 있지 않다. 이번은 이미 계획된 정규 순환배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말로만 나돌던 A-10의 시리아 내전 참전을 확인해준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라크내 ISIS 격퇴를 위해 인디애나 주방위군 소속 A-10 여러 대가 참전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참전해 다시 노익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A-10은 백전노장격인 전투기다. 1975년 처음 실전배치 돼 올해로 만 40살이 된 노장 전투기다. A-10의 명성을 높인 것은 1991년 1차 걸프전이다. 탱크킬러로 명성을 높였다. 이라크 탱크와 장갑차 행렬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A-10기는 이후 미군을 위한 지상공격 지원을 하면서 지상군이 믿을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A-10기는 2009년 10월5일 아프가니스탄의 헤라트 지방에서 탈리반과 야간 전투를 벌이던 미군을 위해 저공으로 날며 탈리반군을 4시간이나 공격한 사례도 있다.


[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국이 시리아에 A-10을 보내는 이유?



A-10의 방어력과 공격력이 탁월하다. 급강하하면서 구경 30밀리미터 GAU-8/A 개틀링 기관포를 분당 3000여발을 쏘아 기갑부대에는 저승사자와 같다. 조종석 주변은 지대공 기관포를 방어하는 장갑으로 둘러싸여 있다.


길이 16.26m, 너비 17.53m,높이 4.47m이다. 자체 무게(공허중량)는 11.3t이며, 연료와 무기를 모두 탑재한 최대 이륙중량은 23t이다. 무겁고 지상 표적을 공격해야 하니 속도는 느리다. 그래도 시속 706km다.좌우 날개와 동체 아래 등 총 11곳의 무기 장착대에 각종 무기 7.62t의 무기를 장착한다. 장착 무기 가운데는 합동직격탄(JDAM), 페이브웨이 레이저유도폭탄, AGM-65 공대지 마베릭 미사일, 사이더 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국이 시리아에 A-10을 보내는 이유? 러시아가 시리아에 파견한 수호이 25 근접 지원 전투기



◆맹활약 중인 러시아판 A-10 프로그풋=러시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부 홈스에 대한 첫 공습을 시작으로 북서부 이들리브주 등을 공습하고 있다. 공습에는 러시아판 A-10인 수호이 25 프르그 풋이 참여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A-10보다는 조금 작지만 속도는 빠른 지상공격기이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공군기들이 모두 20여 회 출격해 시리아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반군' (IS) 기지 8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는 공습 작전에는 수호이(Su)-25SM 공격기와 Su-24M 전폭기 등이 참여했다면서 Su-25의 공습으로 IS 지휘본부 건물이 파괴되는 동영상을 보 여줬다.


러시아의 지상공격기 수호이 25 '프로그풋'은 '러시아판 A-10이다. 아프가니스탄과 그루지야에서 저공 비행 지장공격 능력을 검증받은 전투기다. 러시아는 라타키아 공군 기지에 12대를 배치했다.


프로그풋은 조종석과 동체 상당부분을 장갑으로 둘러싼 괴물 같은 전투기다. 수십기의 수호이 25SM은 수호이 25의 조종석을 완전자동화한 것으로 업그레이드한 기체다. 위성항법 시스템 글로나스를 탑재하고 정밀 유도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투체계도 현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호이 25의 일반 제원은 길이 15.53m, 날개 너비 14.36 m, 높이 4.80m다. 연료 등을 탑재 하지 않은 순수한 기체 무게(공허중량)만 9.8t, 연료 등을 탑재한 통상의 이륙중량은 14.6t, 연료와 무장을 완전 탑재한 최대 이륙중량은 17.6t이다.


엔진은 두 개로 최고 속도 시속 975km를 낸다. 자체 방어를 위해 구경 30mm GSh-30-2 기관포 1문과 탄약 250발을 탑재한다. 공격용으로는 기체 곳곳의 무장 장착대 11곳에 최대 4t의 무기를 싣는다. 57mm,240mm, 330mm 로켓이나 Kh-29 등 공대공 미사일과 , R-60 공대지 미사일 혹은 FAB-250, FAB-500, KAB-500 등 레이저 유도폭탄을 탑재한다.


◆美·러 공군 직접 충돌할까=미국과 러시아 등 세계 군사강대국의 근접지원기가 모두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면서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국이 시리아에 A-10을 보내는 이유? 러시아 수호이 25-SM



물론 양국 고위관리들이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는 양국군 조종사들의 안전행동수칙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쿡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시리아 상공에서 사전 충돌방지를 위한 MOU에 미국과 러시아 양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양해각서는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에 참가하는 해당 각국에도 적용되며, 각서 서명과 함께 즉각 발효됐다.


이 같은 충돌방지 양해각서는 현재 시리아 상공에서 미군과 러시아군의 항공기가 작전을 하고 있어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작성된 것이다.


피터 쿡 대변인은 MOU는 통신 거점의 설치와 주파수에 대해 기재하고 있지만 러시아 측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다면서 이번 양해각서는 표적 위치 정보 등의 공유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도 시리아 상공에서의 충돌방지에서는 공동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MOU는 구속력있는'합의'나 '협정'이 아니아서 충돌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쿡 대변인은 "미국은 시리아내 러시아의 작전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 MOU를 합의로 간주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이 MOU는 협력, 정보공유 혹은 시리아내 표적정보의 공유 지역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A-10 퇴역 논란 더 거세질듯=A-10 시아 파견은 A-10퇴역 논란의 불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공군을 비롯한 미군은은 전투능력은 유지하면서도 수입억달러를 절감하는데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공군은 5년간 A-10을 퇴역시켜 35억달러를 절감해 그 비용으로 F-35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맥케인 의원 등이 강하게 반대하며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반대론자들은 미 공군이 체계적인 분석과 흠결있는 비용비교를 바탕으로 A-10 퇴역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F나 B시리즈와 비교한 작전 및 구조적 비용의 차이가 얼마이며 근접지원임무를 띤 모든 기체의 오폭률, 대응성, 부수피해가 얼마냐고 묻고있다.


반대론자 중의 한 사람인 벤저민 페르난데스 소령은 지난 3월 미국의 방산매체 '디펜스닷컴'에 기고한 '공군의 A-10 퇴역계획은 말이 안 된다'는 글에서 A-10은 가장 저렴한 근접지원작전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은 카타르 주둔 B-1B 폭격기 한 대 비용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A-10기 다섯대나 아프가니스탄 배치 F-15 1대 비용으로 A-10기 2대를 비행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아프가니스탄에 6개월 간 배치된 B-1B폭격기 비용은 A-10 2대보다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2억5800만달러, 한 대 A-10보다는 3억3400만달러가 더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굳이 선택하라고 한다면 A-10 작전을 택하겠다"면서 "폭격기의 더 큰 능력이 필요할 때 쯤 난 죽어 있거나 적이 너무 근접해서 폭격보다는 기총소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동안 B-1B 1대 대신 A-10 1대를 아프간 작전에 투입한다면 34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A-10의 오폭률이 낮다는 것도 A-10퇴역 반대의 근거가 되고 있다. 미공군이 공개한 오폭률(민간인 및 아군 사망률)에 따르면, A-10은 2010년에서 2014년까지 100회 출격당 민간인 사망자 1.4명을 기록, 다른 어떤 전투기나 폭격기보다 낮았다. 이는 A-10이 저속으로 저공비행하면서 폭탄보다는 주로 30mm 기관포로 적을 제압하는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다른 전투기나 폭격기는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지만 탄약수가 적고 고공 고속비행하는 탓에 조종사가 적을 식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지상요원들의 정확한 유도가 없다면 아군이 피해를 입기 쉽다. 2014년 6월 B-1B 폭격기 폭격으로 미군 특수부대원 5명이 숨진 것은 단적인 예다.


게다가 A-10언 거칠고 비포장된 활주로에서도 이륙할 수 있고 높이 1000피트 이하의 상공에서도 작전을 펼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사례를 본다면 A-10은 현대 전장에서 생존하기 힘든 '단일 목적' 전투기라는 미공군 지도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오히려 퇴역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박희준 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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