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적자로 정부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설업체들에게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건설업체들이 최소 6개월 정도를 기다려왔으나 대금을 받지 못했으며 올해까지 더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관련 계약들에 대한 비용 삭감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금 지급 연기는 그만큼 사우디 정부가 저유가의 타격을 크게 입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유 판매는 정부 세수의 80%를 차지하는데 유가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사우디는 외환보유액 사용, 지출 축소,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사우디는 올해 들어 국채 발행을 통해 550억리얄(약 17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 축소, 자본지출 삭감 등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는 리야드 메트로 공사를 포함해 정부가 발주한 건설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우디 정부가 올해 신규 건설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며 새로운 운송수단이나 가구 등을 구매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올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MF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4000억리얄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HSBC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사우디의 누적 적자는 3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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