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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의 굴욕?'…회계사 채용에 영향미친 부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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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논란에 경쟁사인 삼정에 신입 지원자 몰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논란이 4대 회계법인의 신입 회계사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업계 위상이 비슷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삼정KPMG회계법인 중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회계감리와 컨설팅을 맡았던 안진 대신 삼정으로 신입 회계사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당초 올해 4대 회계법인의 신입 회계사 예상 채용 규모는 삼일 240명, 삼정KPMG 240명, 안진 200명, EY한영 200명 등 총 880명이었다. 그런데 최종 채용 결과 삼정회계법인이 4대 회계법인 중 가장 많은 272명을 채용했다. 예상을 30여명 뛰어넘은 수준이다. 사상 최대 지원자가 몰리며 인원을 늘려 뽑은 결과다. 삼일회계법인은 예정대로 240명을 채용했다. 한영회계법인은 180명을 채용했고 오는 12월 추가 채용 예정이다. 안진도 올해 12월 추가로 채용해 총 200명의 신입 회계사를 받을 예정이다.


삼정이 예상보다 많은 신입 회계사를 뽑은 건 다른 회계법인에 복수 합격한 회계사들이 삼정을 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이 통상 중복합격자를 감안해 실제 채용하려는 인원보다 조금 더 많은 인원을 뽑는데 삼정과 안진에 동시 합격한 회계사들이 삼정으로 쏠린 영향으로 보인다"며 "안진은 예상보다 적게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진의 경우 올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 등 악재로 대내외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신입 회계사들이 고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일도 대우건설 분식회계로 1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지만 업계 1위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감리와 컨설팅을 맡았던 안진은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 119명이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함께 재무제표를 감사했던 안진을 상대로 41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감사 임무를 소홀히 해 피고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과대계상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감사보고서에 부실기재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 7월 3조원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드러난 이후 주가 폭락으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 중 일부다.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논란은 이번 산업은행 국정감사장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안진은 이에 앞서 올해 대한전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소송을 당했다. 매출채권 등의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에 대한 감사절차가 소홀했고, 이로 인해 대한전선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안진에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추가 적립하고 3년간 해당 기업에 대한 감사 업무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담당 회계사도 6개월~1년의 직무정지 건의 조치를 받았다.


이와 관련 안진 관계자는 "신입 회계사 채용과 부실감사 의혹 이슈는 별개"라며 "다른 회계법인들도 관련 사항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 규모에 맞게 예년의 채용규모 추이를 따르면서 안정적인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며 "신입 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감사 품질의 저하 문제가 생겨 전체 회계사 중 신입 비율을 15%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전선 관련해선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고, 대우조선해양 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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