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간사는 12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만나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획정 기준안을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헤어졌다. 양당은 늦어도 내일(13일) 오전까지 선거구획정 기준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에만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자리는 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해야 하는 법정 기한을 하루 앞둔 시점에 열린 긴급 회담이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논의를 더 진전시켜서 가급적 오늘 안으로 기준안을 만들 수 있도록 양당이 적극 노력한다는 것까지 논의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합의점을 찾았는지 묻는 질문에 원 원내대표는 "입장차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 "다시 한번 양당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고 그와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 양당 정개특위 간사가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이후 여야 원내대표간 추가 회동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원 원내대표는 "(늦어도) 내일 오전 중으로 하자고 정의화 의장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회담이 끝난 뒤 "새누리당은 무조건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것 외에 어떤 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비례제도 축소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이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독일식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면 우리도 정수 비율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공개발언에서 정 의장은 농어촌 지역 대표성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되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이날 중으로 여야가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수를 확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 원내대표는 "날로 어려워지는 농어촌 현실을 고려할 때 농어촌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지역구를 260석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를 40석으로 줄이면 좋겠다는 당의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하자는 의견에는 동감하면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구획정 위원들만의 생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며 "양당 최고 수뇌부와 선거구 획정을 비롯해 내년 총선을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정치 개혁에 부합할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선거구획정안을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켜야 하는 11월13일까지 약 20일간 시한을 연장해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11일13일 본회의에 넘어와 부결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이달 말과 11월5일에도 본회의를 열어 획정안 의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