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우즈 파 vs 엘스 파"
미국과 세계연합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은 올해가 11회째다. 미국이 역대 전적 8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 그동안 다소 '싱거운 승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력 격차에도 불구하고 매 대회 곳곳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다. 프레지던츠컵을 빛낸 역대 명장면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2003년 남아공 조지 팬코트호텔링크스에서 벌어진 5회 대회 연장전을 역대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양팀은 마지막날 싱글매치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든데스로 연장전을 펼쳤다. 미국은 타이거 우즈가, 세계연합은 어니 엘스(남아공)가 출격했다.
연장전 역시 팽팽했다. 8번홀(파5)과 1번홀(파4)을 파로 비겼고, 세번째 2번홀(파3)에서 티 샷을 할 때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던 참이었다. 우즈가 먼저 3.5m 파 퍼팅을 넣은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날리며 포효했다. 엘스는 그러나 부담스러운 2m 파 퍼팅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는 뚝심을 과시했다. 양팀 단장은 무승부를 합의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모두의 승리였다.
다음은 1996년 미국 버지니아주 로버트트렌스존스골프장에서 펼쳐진 2회 대회다. 싱글매치의 마지막 전사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비제이 싱(피지)이 격돌했다. 동점 상황에서 우승을 결정하는 빅 매치가 됐다. 양팀 코칭 스탭과 먼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가세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1홀 차로 앞선 커플스가 17번홀(파4)에서 무려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마침표를 찍었다. 커플스는 그린을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환호했다.
카를로스 프랑코(파라과이)가 2000년 최종일 12번홀(파5)에서 기록한 '더블 이글', 잭 존슨(미국)이 2013년 셋째날 15번홀(파5)에 잡아낸 샷 이글, 우즈가 2009년 셋째날 18번홀(파5)에서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하는 장면, 코리 패빈(미국)이 1994년 둘째날 15번홀(파4)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벙커샷, 그렉 노먼(호주)이 1998년 둘째날 3번홀(파4)에서 잡아낸 어프로치 버디 등이 '베스트 샷'의 목록에 올랐다.
송도(인천)=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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