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정부가 다음주 초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강행할 것이라 알려지면서 8일 국회에서 진행 중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시작부터 싸움을 벌였다.
여야의 격한 대치 속에 서로 고성이 오가던 종합감사는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지 2시간 10분동안 본질의는 하지 못한 채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지다가 정회됐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정감사를 시작하면서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며 "국정화 입장을 밝혀야만 제대로 국정감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언론에서 계속해서 국정화한다는 보도 있지만 교육부에서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가 국정화에 대해 오보라던지 정정보도 요청한 게 있는지를 살펴서 자료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역사쿠데타' 등의 발언을 하면서 여야 의원간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당의원들은 야당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오용하고 있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윤재옥 새누리 의원은 "여야의원들이 사실상 의사진행발언에서 벗어난 발언은 자제하시고 교육부 국정감사 통해 문제 되는 것 지적하고 필요한 얘기하는 성숙한 모습 보여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위원장에게 "적절한 의사진행 과정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정화 전환 관련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정감사 이후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구분고시를 하게 되는데 사전에 교육부 장관이 예단을 하도록 말을 하면 절차적 문제가 있다"면서 "상세한 내용을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고는 답변을 피했다.
이어 국정화 전환 여부가 결재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황 부총리는 "내부적으로 절차가 있는데 아직 이에 대해 결재를 한 바는 없다"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하는 말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의사결정에 녹여내려고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종합감사에서는 교육부가 여당 일부 의원들에게 제공한 '고교 한국사교과서 비교 분석' 자료를 야당 의원들이 받지 못했고, 자료 요구에 여당 의원이 거부 의사를 나타내면서 정상적인 감사가 어려워졌다.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한 언론사 기사를 거론하며 "자료를 여당에만 줬다고 하는데 장관의 답변이 필요하다"고 하자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여당에서 자료를 요청해 해당 의원들에게만 제공했다"며 자료를 여당에만 제출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자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검·인정교과서 문제점을 분석해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한 자료를 여당 맞춤형으로 제공한 것도 문제고 야당은 이 부분을 몰랐다"면서 "우리가 계속 자료를 요구할 때는 결정된 게 없다고 거부하더니 심각한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겠냐"고 덧붙였다.
박홍근 새정치연합 의원도 "교육부가 결국 특정 정당을 위해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강은희 새누리 의원이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를 맡고 있어 교과서 비교 자료를 요청했고 여당 의원 중 현재 역사교과서 개선 특위에 있는 분들이 있어서 자료 공유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문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강 의원 발언은 말이 안된다"고 정회를 요청했고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정상적인 국감이 어려워졌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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