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페라리 상장] 페라리 주인되기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페라리 상장] 페라리 주인되기 페라리 488 스파이더
AD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페라리는 비싼 차다. 자동차에 관한 한 웬만한 나라들에 꿇리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도 웬만해서는 탈 수 없는 자동차가 페라리다.


올해 3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승용차 대수는 약 1600만대이고 이중 페라리는 약 550대에 불과하다.

그런 페라리가 이달 중으로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할 예정이다. 감히 페라리는 꿈도 꿀 수 없었던 필부필부(匹夫匹婦)들도 페라리의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잘 팔리니까 덜 만든다= 페라리 차를 탈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적은 이유는 간단하다. 페라리가 많이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페라리의 아메데오 펠리사 최고경영자(CEO)는 항상 시장 수요보다 한 대 적게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는 페라리 브랜드의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펠리사 CEO는 강조한다. 한 마디로 페라리를 아무나 탈 수 없는 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의도를 실천으로 옮겼다. 2013년 페라리는 생산대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안 팔려서가 아니라 너무 잘 팔려서라는 이유를 댔다. 당시 페라리는 너무 많이 팔린 탓에 브랜드의 희소성이 떨어졌고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잘난 체를 했다.


아니꼽지만 페라리의 희소성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남들과는 다르길 원하는 부호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 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자동차는 7100만대가 넘지만 이 중 페라리는 단 6922대였다. 페라리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5% 감소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2억6400만유로를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대비 5% 늘며 사상 최대인 23억유로를 기록했다.


페라리의 행보는 경쟁사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역시 초고가 차량으로 통하는 이태리 마세라티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페라리보다 다섯 배 가량 많은 3만6500대였다. 독일 포르셰는 지난해 무려 18만9850대나 팔았다.


◆희소성으로 로열티 창출= 페라리의 희소성 전략은 고객들의 높은 충성도(로열티)로 연결된다. 올해 9위로 밀리긴 했지만 페라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브랜드 파이낸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1위에 올랐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페라리를 지난해 1위로 선정하면서 높은 이익률과 고객 충성도를 배경으로 설명했다.


소량 생산은 소비자들의 갖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긴다. 어렵게 페라리를 소유한 이들은 페라리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이는 페라리의 또 다른 수입원이 되고 있다.


페라리는 차량 판매 외에도 적지 않은 가외수입을 올리고 있다. 옷, 벨트, 지갑, 시계, 향수, 신발, 펜, 선글래스 등에 페라리 로고를 붙여주고는 제조업체들로부터 막대한 상표권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페라리는 올해 1분기에 라이선싱과 로열티, 스폰서 수입으로 1억900만유로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 과외 수입은 전체 매출의 17.6%에 이른다.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가율은 16.3%였다.


제조업체들도 로열티가 아깝지 않다. 페라리의 로고만 붙여넣으면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릴 수 있는 탓에 기업들은 페라리에 높은 상표권료을 지급하고 있다. 명품 시계업체 까베스탕(Cabestan)은 2010년 페라리 소유주들을 위한 한정판으로 '스쿠데리아 원' 페라리 시계를 판매했는데 가격이 무려 30만달러였다. 웬만한 페라리 한 대 값이었다.


◆페라리, 폭스바겐 스캔들 돌파 시도=페라리는 전체 주식의 10%를 우선 공모할 예정인데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자 수요가 공모 물량의 10배가 넘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페라리는 전체 물량의 10%를 우선 공모하고 내년 초에 나머지 80% 물량을 추가로 공모해 페라리를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FCA)에서 분리할 계획이다. FCA는 이번 10% 공모를 통해 10억유로가 넘는 자금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페라리 창업주의 아들 피에로 페라라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를 계속 보유할 계획이다.


페라리의 상장을 앞두고 유럽 자동차 업계에는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일단 배출가스 논란을 일으킨 폭스바겐 차량이 디젤차이고 페라리는 휘발유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폭스바겐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페라리가 높은 몸값을 받고 뉴욕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라리의 주식을 살 특별한 이유도 있다. 콧대 높은 페라리도 주주는 알아 모신다. 특히 3년 이상 장기간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들에게는 의결권을 추가로 배정해 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