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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새마을운동, 예산증액 이전에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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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새마을운동, 예산증액 이전에 할 일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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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전 세계 191개 유엔(UN) 참여국은 뉴욕의 UN본부에서 개최된 새천년정상회의에서 빈곤을 포함한 전 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천년개발목표(MDGsㆍ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채택했다. 크게 8가지의 목표가 선정되었는데 ▲극심한 빈곤과 기아퇴치 ▲초등교육의 완전보급 ▲성평등 촉진과 여권 신장 ▲유아사망률 감소 ▲임산부의 건강 개선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 질병과의 전쟁 ▲환경 지속 가능성 보장 ▲발전을 위한 전 세계적인 동반관계의 구축이 그것이다.


올해는 새천년개발목표 기간이 끝나는 해인데 위의 8개 목표 중 상당한 성과를 이룬 부분도 있으나 아직도 당초의 목표 대비 개선돼야 하는 분야도 많다. 이에 따라 새천년개발목표에 이어 올해 17개 분야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ㆍ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설정돼 향후 15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UN개발정상회의 및 제70차 UN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UN본부를 방문했다. 특히 성공적으로 빈곤을 극복하고 중요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경험을 참고하기 위해 UN개발정상회의 부대행사 성격으로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가 개최됐는데 여기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소개했다. 이는 한국과 UN개발계획(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협력해 새마을운동을 21세기형 신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박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으로 인센티브와 경쟁, 신뢰에 기반을 둔 국가 지도자 리더십,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국민 참여를 꼽으면서 새마을운동이 지구촌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것을 희망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저개발 빈곤국가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1960년대 초반 세계은행에 보고된 국가들 중 두 번째로 가난하던 나라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하면서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1996년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의 모임인 OECD에 가입하면서 국제적으로 빈곤 국가들을 돕는 데 눈을 돌리게 됐다. 이른바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이다.

ODA 예산 규모는 1991년 국민총소득(GNI) 대비 0.04%였던 것이 2012년에는 0.12%로 늘었고 2015년까지는 0.25%를 마련해 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ODA 규모를 갖추고자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국내 상황으로 ODA 자금의 규모는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자금이 효과적으로 쓰이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수원국들이 원조를 받는 데에 익숙해져 있어서 자신들이 힘들게 노력해 어떤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자세가 매우 미흡하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오히려 이러한 국제적 지원으로 인해 국가가 더 분열되고 부정부패가 더 조장되고 심지어는 내전이 발생해 해당 국가의 국민들은 전보다 더 어려운 생활을 꾸려가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주목하는 것은 물량 위주의 '빅 푸시(Big Push)' 전략이 아니라 한국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국의 역량과 태도에 변화를 가져오도록 함으로써 빈곤퇴치 및 지역개발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수월하지 않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세 가지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의 성공요인이기는 하나 현실에서 이를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수원국의 정치적, 사회적 체계가 잘 구축돼 있지 않고 꼭대기에서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부정부패 문제가 심각해 가난한 국민들에게 도달하는 원조 규모가 급격히 감소한다.


공무원들의 무능, 밥그릇 챙기기, 국가관의 부재 등을 보면서 과연 이러한 사업이 성공할지, 사업을 계속 수행할 의미가 있는지, 힘들게 마련한 ODA 자금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회의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인 앞에 성공적인 새마을운동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섣부른 예산 증액보다는 치밀한 전략의 수립이 필수적이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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