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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삼성 때리기, 삼성 편든 美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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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범 세계적 신(新)보호무역주의 본격화 해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그동안 삼성의 반대편에 섰던 미국 언론들이 최근 유럽에서 불거진 삼성전자TV의 소비전력 조작 의혹을 놓고 삼성편을 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삼성전자 스마트TV가 소비전력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독일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과 결부시킨 가운데 포브스, 포천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가디언의 보도를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얼핏 보면 삼성전자의 편을 들어 준 것 같지만 속내는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폭스바겐 스캔들의 최대 수혜주가 미국 자동차 업계인 만큼 폭스바겐에서 삼성전자로 화살을 돌리려 하는 유럽의 시도를 미국 언론들이 막고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차원의 보호무역주의에 이어 산업계, 언론 등이 총동원된 신(新)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언론, 틈만 나면 삼성 TV 때리기= 가디언의 이번 보도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 우선 의혹을 제기한 유럽연합(EU) 출연기관 컴플라이언TV의 조사가 지난 2월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컴플라이언TV는 '모션 라이팅' 기능을 문제 삼아 실험실과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소비전력이 다르다는 주장을 했지만 이를 증명하진 못했다.


의혹은 제기했지만 입증할만한 데이터도 없었고 무엇보다 실험실과 실제 사용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다.


폭스바겐 스캔들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엄격하게 적용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통과했다. 일종의 사기다. 때문에 가디언이 의혹만 제기하며 폭스바겐 스캔들과 삼성전자 TV를 연결시킨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에도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삼성전자 TV의 개인정보 침해 여부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약관에 게재된 개인정보 수집 문구를 들어 삼성전자가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같은 의혹 역시 결국 의혹에 그쳤다.


◆포천, 포브스 등 삼성 편 들었지만 사실은= 포천, 포브스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은 가디언의 보도에 대해 '억측'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증거도 없고 가디언이 인용한 컴플라이언TV 역시 주관적인 판단을 앞세워 의혹만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폭스바겐에 쏠린 소비자들의 눈을 삼성전자로 돌려보려는 유럽의 의도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삼성전자의 편을 들었지만 이 역시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이 반감될 것을 우려한 자국산업 보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언론 역시 기회만 되면 삼성전자를 때려왔다.


포브스의 경우 지난 2013년 삼성 스마트폰이 벤치마크테스트를 속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애플의 필립 실러 수석부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주장한 내용을 여과 없이 반영한 바 있다.


같은해 포츈에선 삼성전자가 리서치업체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SA)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SA가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보고서를 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한 바 있다. 두 가지 사안 모두 의혹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2013년은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해다.


따라서 미국 유력 언론들이 이번에 삼성전자의 편을 든 것이 순수하진 않다는 관전평도 나오고 있다.


◆지금 세계는 新보호무역주의 전쟁중= 재계는 이 같은 유럽과 미국의 보도 행태가 신보호무역주의를 대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차원의 보호무역주의에서 벗어나 산업계, 언론 등이 총 동원돼 자국 산업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범 세계적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뿐만 아니라 산업계, 언론까지 총 동원되고 있는 추세"라며 "잠깐의 의혹이라도 해당 브랜드와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 보니 우리 기업들 역시 이를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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