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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레인' 홀대…떠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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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국책연구기관에서 근무해 온 A박사는 최근 대학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40대 초반인 그는 "더 오래, 안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싶었다. 기회가 좋았다"고 말했다. A박사가 사표를 내자 동료들은 아쉬워하기보다 부러워하며 축하해줬다. 최근 들어 규모나 처우 등이 한 단계 아래인 연구기관 등으로 짐을 싸는 석ㆍ박사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의 석사급 연구위원 B씨는 다른 직장을 찾아보고 있다. 그는 "박봉에 지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정규직이었던 그는 정규직보다 연봉이 훨씬 낮았고, 부수입 등도 기대할 수 없었다. B씨는 "(비정규직의 경우)민간 연구소나 대학에 비해 대우는 턱없이 낮은데, 세종시 이전으로 생활비용부담만 더 커져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인 국책연구기관들이 인력 유출에 휘청이고 있다. 대규모 인력이탈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세종시 등으로의 연구소 지방이전이 계기가 됐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정규직, 공무원과의 유착관계 등 그동안 곪아온 구조적 문제점들이 크다.


'국가브레인' 홀대…떠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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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 8월까지 연구회 소속 26개 국책연구기관에서 퇴직한 연구원은 총 2978명으로 집계됐다. 사표를 낸 연구원은 2010년 461명에서 2014년 657명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지방이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2014년을 전후해 퇴직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지방 이전이라는 특정 이슈보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떨어진 위상과 악화된 연구환경, 낮은 대우ㆍ복리후생, 고용불안 등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한 팀장급 박사는 "민간 연구기관의 대우가 훨씬 좋은 상황에서 국가 과제를 연구하는 자부심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현재 비정규직 연구인력의 월급여(세후)는 200만원 이하 수준이고 정규직 전환 역시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탈 연구원 10명 중 5명꼴인 50.4%는 1∼5년 경력인 30대였다. 국가 정책을 연구할 고급인재 육성이 끊기고, 자칫 국책연구기관이 민간연구소의 사관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교수직은 최소 65세까지 다닐 수 있어서 (연구원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다"고 전했다.


특히 2010∼2015년8월 퇴직한 연구원 2978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무려 80.3%(2391명)에 달한다. 지난해 연구회 산하 26개 연구기관의 비정규직 이직율은 34.2%로 정규직 이직율(5.5%)을 여섯 배 웃돌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연구회 산하 26개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인력의 40%(2057명)는 비정규직이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가 정책 및 제도 개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크다. 정부가 미리 뼈대를 짜면 연구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는 지적이다. C박사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가 국가정책과 상충되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연구를 할 수 없다"며 "공무원이 연구 정책기여도와 만족도를 평가하는 '갑을 관계'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26개 연구기관 가운데 2010∼2014년 연구원 1인당 논문게재 실적이 연간 1편에 미치지 못한 기관은 60%(16곳)에 달한다. 이 마저도 연구원 자체 발간물 기준이다. 특히 국제 전문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지난 5년간 516편에 그쳐 전체(6577건)의 7.9%에 불과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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